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가 동명의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도이 노부히로)를 뛰어넘는 감동 로맨스로 재탄생했다. 비가 내리는 계절에 아내가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과 남편과 아들 등 주요 인물이 그대로 이어지긴 했지만 한국적 정서와 감성을 살려 한층 더 밝고 감성적인 멜로 영화로써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이 부부로 호흡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을 떠난 아내 수아(손예진 분)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 우진(소지섭 분)과 아들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이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돌아온다는 원작의 판타지적인 설정에 한국적인 감성, 현실적 코미디 코드를 더해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6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돼 14일 개봉에 앞서 먼저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 주연 배우 소지섭과 손예진, 연출을 맡은 이장훈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장훈 감독은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을 통해 그 해답을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관객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일본)원작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히 컸다. 워낙 훌륭한 작품이기 때문에 제가 손대는 것이 걱정되고 겁이 났다”며 “원작대로 가는 게 낫겟다 싶기도 했지만 어설프게 따라 하느니 다르게 바꿔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 나름대로 고민을 하다 결국엔 제가 좋아하고 만들어보고 싶었던 영화로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원작자들에게 제 시나리오를 확인할 과정이 필요했다. 원작 소설가와 원작 영화 감독님에게 시나리오를 보내 드렸고 '이렇게 찍어도 되냐?'고 물었는데 작가님과 감독님도 좋아해주셨다. 한 방에 패스를 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영화화한 과정을 전했다.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했고 그녀가 떠난 후에도 단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는 우진. 그런 그의 곁에 비의 계절이 시작되자 기억을 잃은 수아가 나타났다. 그녀가 돌아온 후 하루하루 깨고 싶지 않은 꿈 같은 행복에 젖어 살아가는 우진과 아들 지호의 모습이 잔잔한 미소를 안긴다.
꿈을 꾸는 듯 낯설지만 익숙하게 느껴지는 현실에 적응해가는 수아가 소중했던 기억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감동을 안긴다. 손예진은 "오늘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다"며 "'클래식'이나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그 영화들이 있어 오늘의 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관객 여러분들도 저희 영화를 보시고 설레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우진의 시선에서 들려주는 수아의 고교 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는 이 부부의 모습은 따뜻하고 진한 감성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촉촉하게 적신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 수아가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된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따라야만 하는 그들의 모습이 깊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가슴 속 오래도록 남을 소중한 기억과 기적과도 같은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올 3월 모든 관객들의 심장을 깨우는 단 한편의 감성 스토리가 될 전망이다.
소지섭은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 CG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우진의 20대 시절부터 40대가 된 순간까지 시나리오상 표현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