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또 논란이다. tvN '화유기'가 종영했는데도 시청자들에게 한숨을 안기고 있다. 이 정도면 애물단지가 따로 없다.
지난 4일, 20부작으로 종영한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이승기 분)과 고상한 젠틀 요괴 우마왕(차승원 분)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절대낭만 퇴마극이다.
이승기의 군 제대 후 복귀작, 차승원 오연서 이홍기 이엘 장광 등 초호화 배우 군단, 스타 작가 홍자매의 작품 등으로 '화유기'에 대한 관심은 집중됐다. tvN 역시 2017년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작품이라고 한껏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해 12월 23일 순조롭게 시작한 '화유기'는 방송 2회 만에 미완성된 CG가 그대로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를 냈다. 급히 수습하겠다며 광고와 예고편이 방송됐는데 그대로 2회가 종료돼 시청자들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곧바로 사과하며 다음 날 완성된 2회를 다시 내보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화유기' 2회는 25일 크리스마스에 방송됐고 방송사고는 헤프닝으로 일단락 되는 듯했다. 그러나 더 큰 사고가 숨겨져 있었다.
알고 보닌 첫 방송 당일 새벽에 촬영장에서 스태프가 세트 위에서 떨어져 크게 다친 것. 이를 무마한 채 첫 방송을 감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화유기' 촬영 중단을 요청하는 글이 홍수를 이뤘다.
결국 '화유기' 측은 촬영을 잠시 접고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2주간 휴방한 뒤 "제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촬영장에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앞선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를 바꿔 다시 시작된 '화유기'는 고구마 전개, 황당한 CG, 개연성 부족한 설정 등으로 시청자들의 극과 극 평을 받았다. 다만 이승기, 차승원, 오연서, 이엘, 이홍기, 송종호, 성혁, 이세영 등 배우들의 호연은 매회 칭찬을 얻었다.
결국 배우들의 힘으로 20부작이 완성됐다. 마지막까지 삼장 진선미(오연서 분)가 인간 강대성(송종호 분)의 칼에 죽고, 손오공(이승기 분)이 기억을 모두 잃은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지만 말이다.
그런데 종영 후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웹소설 '애유기' 작가가 유사성 논란을 제기한 것. 그는 6일 블로그를 통해 '애유기'와 '화유기'의 남녀 주인공 설정, 요괴와 일부 캐릭터의 설정, 빙의 설정, 천계, 근두운 등을 유사점으로 꼽았다.
2015년작인 '애유기'는 '서유기' 속 인물인 삼장이 여자로 환생하고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도 환생한 요괴 아이돌이라는 설정 속에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삼장의 환생인 서다나와 손오공의 환생인 원제후의 러브스토리가 큰 골자다.
이에 네티즌들은 두 작품 사이 유사성과 차이점을 파악하며 설전을 펼치고 있다. 홍자매 측은 즉시 "'애유기'란 작품을 들어본 적도 없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미 논란의 불씨는 퍼진 상태.
최강 한파 속 고생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끝까지 민폐를 끼치고 있는 '화유기'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