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홀 그린 밖 11미터 버디 퍼팅, 미셸 위 3년 8개월만의 V 한풀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3.04 17: 55

 선두 그룹이 14번홀을 지나면서 모든 어드밴티지가 초기화 됐다. 그리고 이어진 4개 홀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의 얼굴이 갈렸다.
명성에 비해 우승 운 없기로 유명한 재미교포 골퍼 미셸 위(29, 미국)가 4일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 6,718야드)에서 열린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약 16억 2,400만 원, 우승상금 22만 5,000달러-약 2억 4,300만 원)에서 3년 8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PGA 투어 개인 통산 5승째다. 미셸 위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대회는 2014년 6월의 US여자오픈이다.
이번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도 미셸 위의 우승 가능성을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미셸의 우승은 그 만큼 극적으로 결정 됐다.

3라운드까지는 투어 2년차 골퍼 넬리 코다(19, 미국)와 지난 해 생애 첫 우승을 일궜던 재미교포 다니엘 강(26, 미국)의 우승컵 다툼에 초점이 잡혀 있었다. 특히 넬리 코다가 우승을 하게 되면 직전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의 제시카 코다에 이어 2주 연속 자매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LPGA 투어에서 자매가 2주 연속 우승한 경우는 지난 2000년 아니카 소렌스탐과 샬롯타 소렌스탐 자매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15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한 넬리 코다나 14언더파 단독 2위로 출발한 다니엘 강이나 좀처럼 주도권을 잡고 나가지 못했다. 다니엘 강은 초반에 잡은 2개의 버디 외에는 지루한 파행진만 거듭했고, 넬리 코다는 전반 9홀을 버디 1개, 보기 1개로 소득 없이 마치고 10번홀에서 간신히 버디 1개를 추가한 게 끝이었다. 그나마 이들이 14번홀에 이르는 동안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3라운드까지 후미그룹과 타수차가 3, 4타가 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발한발 선두권을 따라잡은 추격자들은 14번홀에 이르러 4명(넬리 코다, 다니엘 강, 미셸 위, 신지은)의 16언더파 공동선두군을 형성할 지경에 이르렀다. 우승컵의 향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14번홀에서 4홀연속 버디에 성공한 신지은은 파5 16번홀 버디로 단독 선두도 튀어나오기도 했다. 신지은에게는 6년전 같은 대회에서 다잡은 우승 기회를 갑작스러운 천둥번개로 대회가 중단 되면서 놓친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운명처럼 찾아온 명예회복의 기회는 18번홀 보기와 함께 사라졌다.
긴 혼돈을 끝낸 주인공은 미셸 위였다. 미셸이 18번홀 그린 바깥 11미터 거리에서 퍼터로 굴린 공이 그림처럼 홀컵에 빨려 들어가면서 긴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18번홀에서 버디에 성공한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을 포함해 넬리 코다, 다니엘 강, 신지은이 공동 2위군을 이룰 정도로 극적인 승부였다.
LPGA 투어 데뷔전 우승을 일군 우리나라의 고진영은 최종합계 15언더파로 공동 6위에 올랐고, 최종 4라운드에서 10언더파 코스 레코드를 기록한 김세영은 최종합계 12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사진] LPGA 투어 HSBC 월드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만에 극적인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미셸 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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