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김태리 “연기할 때마다 도망가고 싶다..두려움 있어"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3.04 11: 01

(인터뷰①에 이어) 지난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로 충무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김태리는 데뷔하자마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년 만에 충무로 20대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김태리는 지난 겨울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을 시작으로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와 tvN 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2018년에도 열일을 예고하고 있다. 데뷔 직후부터 쏟아진 인기와 관심에 걱정과 부담도 많을 법 하지만 그는 자신만의 소신을 밝히며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태리는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20대 대표 여자 배우로서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다. 제가 체감되는 것은 없는 것 같고 저는 딱히 다사다난하고 다이내믹하게 영화에 들어가고 그랬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서로 조율해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고 답했다.

‘아가씨’ 이후 삶이 확 바뀐 게 느껴지냐는 질문에는 “느껴진다면 느껴지고 아니라면 아닌 것 같다. 밖에 편하게 돌아다닐 수는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는 좀 느껴지고 넓게 내 인생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그다지 바뀐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리가 연기한 ‘리틀 포레스트’ 속 혜원은 많은 고민을 안고 답을 찾아나가려고 하는 인물이다. 그 역시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당연히 있다. 없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매일 하는 행위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해도 언젠가는 풀린다. 우리 영화를 보고 풀릴 수도 있는 일이고, 친구들을 만나서 풀 수도 있는 일이고. 누군가가 자신만의 작은 숲에 들어가서 숨 쉴 틈이 있다는 것, 메여 있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영화 안에서 표현 되지 않았나 싶다. 대리만족하는 영화인 것 같다. 사계절 솔직히 그렇게 마음 놓고 쉴 수 없다. 나 대신 그렇게 힐링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생각에 메여 있었나, 내가 이렇게 일상생활에 갇혀있었나 생각해보는 계기가 있을 수 있다. 저는 너무 좋은 것 같다.”
도피하고 싶은 순간도 있다고 고백한 그는 “연기할 때마다 너무 너무 도망가고 싶다.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고 다들 그런 나약한 면을 가지고 있는 게 인간적인 것 같다”며 “할 수 밖에 없으니까, 도망칠 수 없으니까. 해내야 하니까 마음을 다잡고 한다. 그런 건 사실 생각 하나만 바뀌면 된다. 그것도 사실 갇혀있는 거라서. ‘왜 이렇게 안 되지’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태리는 오는 7월 첫 방송 예정인 김은숙 작가의 신작 ‘미스터 션샤인’에서 사대부 영애 고애신 역을 맡아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한다. ‘미스터 션샤인’은 최근 공개된 예고편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7월에 방송하는 건데 벌써 예고가 나와서 신기하다. 그만큼 작가님, 감독님, 배우분들에 대해 시청자 분들이 기대하시는 것 같다. 사전제작이라 아직 널널하게 찍고 있다. 아직 많이 못 찍었고 이제 영화 홍보가 끝나면 많이 집중해서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어떤 영화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어떤 영화를 볼 때 내가 살던, 내가 생각하던 우물이 조금 넓어지는 느낌이 들었을 때 좋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의 삶의 우물을 조금 넓혀줄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