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리틀포레스트’ 김태리 “사계절 촬영, 가장 좋았던 건 봄”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8.03.04 11: 00

충무로 20대 대표 배우로 손꼽히는 배우 김태리가 그리는 청춘의 모습은 어떨까.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에서 시험에 떨어지고 고달픈 도시생활을 뒤로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농촌 생활을 시작하는 혜원을 연기한 김태리는 최근 학업과 취업, 연애 등여러 가지 고민들을 안고 사는 20대를 대변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김태리가 아닌 혜원은 쉽게 상상이 안 될 정도로 김태리는 자신만의 분위기로 영화 전체를 이끌어 나간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서 맛있는 요리, 즐거운 친구들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대리 만족과 힐링을 선사한다.

김태리는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아가씨’ 이후 차기작으로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계기를 전했다.
그는 “이 이야기 자체가 호감이었기 때문에 선택했다. 여백이 많고 사람이 곁다리에 모여 있는, 자연과 시간이 주를 차지하고 인간의 삶보다는 자연의 순리에 대해서 부드럽게 쓰여있달까. 그래서 원작이 주는 느낌이 참 좋았다”고 밝혔다.
임순례 감독에 대한 신뢰도 있었다는 그는 “좋은 작품들 만드셨으니까 부담을 더 줄여주셨다. 누가 연출하냐도 중요한 문제니까. 이 이야기를 가장 잘 만들어 주실 것 같았다”며 임 감독에 대해서는 “허허실실. 되게 느슨한 느낌이 든다. 현장에서는. 그런데 속이 깊고 단단한 분이신 것 같더라. 지나보니. 스태프들이 감독님을 중심으로 의기투합이 잘 된 것 같다. 현장이 너무 좋았던 게 감독님 본연의 품위 태도가 영화가 닮아있고 좋았다”고 설명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닮기 위해 네 번의 크랭크인과 네 번의 크랭크업을 해 화제를 모았다. 김태리는 가장 좋았던 계절로 봄을 꼽으며 “추위와 고통은 이길 수 없는 것 같다. 첫 촬영이 겨울이었는데 되게 외로웠다. 소통이 단절되고 방에서만 갇혀 지내다보니. 그런데 봄이 되어 와보니 같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다르고 산뜻했다. 그래서 많이 기억에 남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시골에서 촬영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많았을 터. 그는 “감정적으로는 외로웠던 것이 컸다. 현장 분위기가 참 좋았는데 일과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와서 다음날을 시작하기 전까지가 고립되어있다는 느낌이 아무래도 많이 들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많이 외로웠는데 스스로 잘 해결했다. 촬영적으로는 ‘1987’ 촬영이 살짝 겹쳤었는데 같이 디졸브하는게 어려웠다. 영화는 한 번에 붙여서 찍는 게 좋구나 생각도 했다”고 고백했다.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감을 자극하는 형형색색의 요리들. 사계절 제철 재료들로 만들어낸 갖가지 음식들을 먹는 김태리의 ‘먹방’은 영화의 또 다른 재미. 김태리는 이에 대해 “도시에 살면서 혜원이가 가장 잊고 살고 가장 좋아하지만 하지 못했던 일 중에 하나니까 그거 자체가 혜원이에게 주는 감상이 남달랐을 것 같다. 자신이 키운 것들로 믿을 수 있는 것들로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다는 게. 과장해서 먹으면 안 되지만 맛있게 먹어야 했다. 음식이 맛있기도 했다. 제가 평소에 어떻게 먹는지 많이 생각을 했고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표정을 지으면서 먹지는 않아서 일상적인 느낌들로 표현했다. 제일 부담스러웠던 것은 첫 번째 음식 배추된장국이었다. 그게 맛있게 보여야 관객들이 따라오실 것 같았다. 영화를 보니 제가 공복이라 그랬는지 맛있어 보이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 영화에서는 드물게 20대 여자 배우가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작품이다.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는 “점점 커지더라. 지금 최대치다. 너무 흥행했으면 좋겠고 경제적으로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다. ‘아가씨’나 ‘1987’같은 경우는 흥행 면에서 좋은 영화다 보니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은 있었지만 이 영화는 무너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부담스럽다”며 “손익분기점만 넘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mk324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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