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27, LG)가 김주성(39, DB)의 대를 이을 수 있을까.
창원 LG는 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서 선두 원주 DB를 88-78로 제압했다. 8위 LG는 6강 진출이 좌절됐으나 DB전 11연패의 사슬을 끊어 의미를 더했다.
이날 김주성은 현역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창원을 방문했다. 항상 승자였던 김주성은 창원에서도 주로 악역을 많이 맡았다. 현주엽 LG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현역시절 김주성에게 많이 당했다”면서 운을 뗐다.
현역시절 빅맨이었던 현주엽 감독은 김주성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대결한 적이 많다. 그만큼 김주성의 장단점을 꿰뚫고 있다. 현 감독은 “김주성은 김종규와 박인태가 본받아야 할 선수다. 특히 수비나 리바운드, 철저한 몸 관리가 좋았다. 그러니까 오랜 시간 코트에서 뛴 것이다. 나이가 먹고 신체능력이 떨어져도 슛 거리를 늘려 기량을 유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점이다. 본받아야 한다”고 노장을 칭찬했다.
현주엽 감독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서 김주성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현주엽 감독은 4쿼터 막판 기적적인 동점 레이업슛으로 한국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당시 김승현, 방성윤과 함께 막내 격이었던 김주성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서 맏형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현 감독은 “김주성은 원래 군대가 면제였다. 국가대표팀에서 주성이랑 뛰면 참 편했다. 수비 움직임을 워낙 잘 알고 뛰는 선수였다. 김종규도 그런 걸 배워야 하는데...”라고 입맛을 다셨다.
현주엽 감독의 바람이 전달됐을까. 이달 김종규(12점, 8리바운드, 1블록슛)와 박인태(12점, 5리바운드)는 나란히 맹활약하며 승리를 지켰다. 특히 4쿼터 막판에는 두 선수가 더블포스트로 골밑을 지켰다. 박인태는 4쿼터 막판 승리의 리버스 덩크슛까지 터트려 승리를 자축했다.
경기 후 김종규는 “주성이 형과 내가 신체적 능력이 비슷하다. 대표팀에서 주성이 형에게 이것저것 많이 배웠고 조언을 많이 얻었다. (은퇴를 하셔서) 너무 아쉬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주성이 형도 제2의 인생이 있다.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외적인 부분도 배울 점이 많은 형”이라며 대선배의 은퇴를 축복했다.
LG는 하프타임에 김주성의 은퇴를 기념하는 기념식을 거행했다. 김주성도 동료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면서 창원에서의 추억을 마지막까지 간직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