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에 힘을 더하는 건 역시나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 호흡이다. 그런 점에서 '대군' 속 윤시윤과 주상욱은 첫 방송부터 합격점을 받으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만들었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TV조선 특별기획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두 남자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핏빛 로맨스 사극으로, 윤시윤이 동생 이휘 역을, 주상욱이 형 이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강은 어린 시절 세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사가로 내몰린 비운의 왕자였다. 부모님을 향한 사랑을 갈구하며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이강은 형에 대한 진심을 드러내는 이휘에게도 날선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휘는 빼어난 외모에 착하고 바른 성정을 지닌 인물. 시 짓는 능력까지 뛰어났다.
이강은 이런 이휘를 질투했다. 이휘의 생각시를 물에 빠뜨려 죽였으면서도 반성을 하기는커녕 계속해서 악행을 저질렀다. 이런 이강에 이휘는 큰 상처를 받았다. 이후 어른이 된 두 사람은 여전히 대립하며 살벌한 형제의 난을 예고했다.
특히 오프닝에서는 3년간 전쟁터에서 모진 삶을 살게 된 이휘의 거친 모습이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휘가 이렇게 된 건 이강 때문이라는 것이 성자현(진세연 분)과 이강의 대화를 통해 드러났다. 성자현은 이휘의 정인으로, 두 사람의 로맨스는 다음 방송부터 공개될 것으로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더욱 남자다워진 윤시윤의 변신이다. 전쟁터를 떠다녀야 했던 이휘의 카리스마를 외형과 연기력으로 잘 소화해낸 윤시윤이다. 주상욱과 윤시윤은 마주하는 장면마다 깊이감 있는 연기 내공을 발휘하며 극적 긴장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냈다. 이는 앞으로 펼쳐질 형제의 대립이 기대케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제대로 악역을 맡은 주상욱과 기품 넘치는 왕자였다가 상남자로 완전히 변하게 될 윤시윤의 연기 대결이 '대군'의 특별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대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