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 육수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강해 생긴 갈등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최초로 백종원의 솔루션을 거부한 국숫집 사장의 태도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이 또한 좋은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한 과정이기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측은 두 번째 골목으로 충무로 필동을 선택했고, 백종원이 여러 가게를 돌며 솔루션을 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집이 바로 멸치국수 가게다. 국숫집 사장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육수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원가가 너무 높다고 지적하며 육수 내는 방법의 변화를 요구했다. 물론 국숫집 사장은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백종원은 멸치국수 육수 대결을 자청했다. 백종원이 이긴다면 딴 말 하지 않고 솔루션을 따라하겠다는 내용의 대결이었다.
멸치를 반만 사용하는 대신 4시간 동안 육수를 끓였던 백종원은 7대 4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지난 2일 방송에서 국숫집 사장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말을 바꿔 백종원을 당황케 만들었다. 국숫집 사장은 “요즘 스타일대로 대충 끓인 육수가 제가 연구한 것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납득하기 어렵다. 이건 자존심 문제”라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비빔국수나 덮밥 종류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요구한 것. 여기에 멸치국수를 좋아하지 않지만, 장사를 하기 위해 멸치국수를 메뉴로 선택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백종원도 더는 참지 못하고 "멸치 국수 싫어한다는 소리는 절대 하지 마라"라고 지적했다.
'푸드트럭'부터 현재의 '골목식당'까지, 백종원은 기본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도전자와 식당 주인을 많이 봐왔다. 요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등 떠밀려 외식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백종원은 독설을 하면서도 애정 어린 마음으로 자신만의 레시피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곤 했다.
직접 가게 청소를 하기도 하고, 필동 떡볶이 집 같은 경우엔 일일 사장이 되어 영업 방법을 가르쳐 줬다.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값진 '꿀팁'들인 것. 백종원은 어떻게든 골목 상권이 살아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솔루션에 임했다.
이런 백종원의 진심 덕분에 처음엔 자기 고집을 부렸던 도전자, 가게 주인들도 마음과 태도를 바꾸곤 했다. 이번 국숫집 사장 역시 마찬가지. 자부심이 너무 강해 타인의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국숫집 사장도 충분히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줄 '골목식당'이다. '골목식당' 제작진 역시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 조금 더 방송을 지켜봐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