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려도 훈련에 적극적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막바지 전지훈련에 한창인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에선 요즘 2년차 외국인 타자 러프(32)가 유독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태한 수석코치는 “목표 의식이 강해서인지 눈에 불을 켜고 훈련하는 모습이다. 좀 쉬라고 해도 혼자 훈련에 열중이다. 연습경기에도 적극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삼성 선수단은 다른 팀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외국인 선수인 러프가 스스로 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김 코치는 러프의 열성적인 훈련 요인을 ‘로사리오 효과’로 분석했다. 김 코치는 “아마도 러프가 지난 해 한화에서 뛰다가 좋은 대우를 받고 일본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로사리오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 자신도 올 시즌 더 나은 성적을 올린 뒤 일본이나 한국에서 더 높은 몸값을 받으려는 목표를 세운 것 같다. 주위에 은근히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까지 2년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맹활약한 로사리오(29)는 올해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2년 8억엔(한화 약 80억 원)의 대박 계약을 체결했다. 로사리오는 최근 일본 연습경기서 연일 타격 솜씨를 발휘하며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해 한국무대에서 함께 뛰었던 로사리오의 대박 계약은 삼성 러프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게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러프는 지난 해 KIA 최형우를 제치고 타점왕(타점 124개, 홈런 31개, 타율 3할1푼5리))에 등극, 삼성 구단 역대 최초로 외국인 타자 타점왕이라는 영광을 안는 등 팀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딛고 호성적을 올린 덕분에 러프는 연봉이 대폭 올랐다. 지난 해 100만 달러에서 올해는 150만 달러(한화 약 16억5000만 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러프가 올 시즌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면 내년 시즌에는 일본 등에서 러브콜이 올 수 있을 것으로 삼성 구단은 예상하고 있다. 타자로서 아직 많지 않은 나이인 러프도 기본적인 품성과 기량을 갖춘 선수이기에 일본 무대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 가지 않더라도 올해 호성적을 내면 내년에도 삼성에서 올해처럼 대폭 인상된 200만 달러 안팎의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기에 러프에게는 훈련을 쉬는 것은 사치에 불과한 셈이다.
러프는 "스프링캠프 훈련 분위가 정말 좋다. 홈런, 타점 등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그저 부상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나보다 우리가 중요하다. 팀이 잘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올 시즌을 벼르고 있다.
러프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치며 ‘제2의 로사리오’로 탄생할지 주목된다.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