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나도 감정있다"..'골목식당' 백종원의 분노, 공감하는 이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8.03.03 10: 50

'골목식당' 최초 백종원의 솔루션을 거절한 주인이 등장했다. 바로 필동 국숫집 사장이다. 어떻게든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던 백종원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태도부터 문제가 많은 국숫집 주인은 달라질 수 있을까. 
지난 2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국숫집 사장을 다시 만났다. 앞서 백종원은 국숫집 사장의 생각을 바꾸게 하려 멸치국수 육수 대결을 자청했다. 다시는 이런 대결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던 백종원은 설득을 하기 위해 또 다시 살 떨리는 대결에 나섰다. 
멸치를 반만 사용하는 대신 4시간 동안 육수를 끓였던 백종원은 결국 7대 4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렇게 이번 솔루션도 잘 진행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국숫집 사장이 백종원의 솔루션을 거부한 것. 

사장은 “요즘 스타일대로 대충 끓인 육수가 제가 연구한 것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납득하기 어렵다. 이건 자존심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멸치국수만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선생님이 비빔국수나 덮밥 종류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 사장은 "멸치국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해 백종원을 당황케 만들었다. 음식쟁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 할 수 없고, 싫어하는 음식도 최선을 다해 만든다는 말도 따라붙었다. 
사장은 "대충 끓인 육수"라며 백종원이 만든 육수를 폄하하는 것은 기본이고 "트렌드에 맞는 레시피 알려달라", "멸치국수 싫어한다" 등 내뱉는 말마다 분노를 일으켰다. 요리, 손님을 상대하는 장사에 있어서만큼은 늘 최고, 최상을 추구하던 백종원으로서는 기막힐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특히나 "싫어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만드는 멸치국수"라는 말은 백종원에게 용납이 안 되는 말이었다. 그간 백종원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재미있게 잘 할 수 있다는 소신을 전하곤 했다. 그래야지 더욱 애정을 가지고 요리에 임하고, 손님에게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전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 백종원 스스로가 그랬고, 지금까지 자신이 솔루션을 전했던 도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 국숫집 사장은 너무나 달랐다. 결국 백종원은 "사장님 주관대로 하라. 굳은 결심 안 흔들리고 잘 하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게를 나왔다. 방송 후 시청자들 역시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금껏 요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서비스도 엉망인 주인 혹은 도전자들이 꽤 많이 출연했지만 이렇게 배울 자세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출연자는 처음이라는 것. "나도 감정 있다"고 말하며 얼굴을 굳히던 백종원의 분노가 이해가 되던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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