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미투(#me too) 폭로에 연예계가 들끓고 있다.
지금껏 숨죽여 왔던 피해자들은 미투 운동에 동참해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민기, 조재현, 오달수를 비롯해 최일화, 김태훈, 최용민 등 수많은 배우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난 가운데, 곽도원, 선우재덕, 남궁연 등의 배우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익명 폭로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무분별한 폭로에 억울함을 토로하며 법적 대응 등 강경 대응 의사를 밝혔다.
곽도원은 문화·연예계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연출감독과 같은 극단 소속이었다는 이유로 미투의 희생양이 됐다. 한 네티즌은 곽도원이 음담패설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지만, 곽도원 측은 "곽도원에 대한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폭로글에서 언급된 '곽도원이 연희단 거리패에서 나와 몇 편의 연극을 했다'는 것은 사실이 다르다"며 "곽도원은 2007년 연희단 거리패에서 나왔고, 그 이후 연극 '리어왕' 한 편만 했다. 필모그래피와 그 분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선우재덕 역시 익명의 미투글로 의혹을 받았다. 작성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우재덕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그러나 익명의 미투글은 작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삭제됐고, 선우재덕 역시 자신을 향한 의혹에 법률대리인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남궁연 역시 미투 폭로글로 성추문에 휩싸였다. 자신이 전통음악을 하는 여성이라 밝힌 글쓴이는 대중음악가이자 드러머인 사람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이 글의 주인공으로 남궁연이 지목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틀간 침묵을 지키던 남궁연은 2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남궁연의 법률대리인 측은 "남궁연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현재 고소장을 작성 중이며, 머지 않은 시기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미투 폭로가 이어지는 만큼 연예계에서는 오랜 병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투 폭로로 인한 파장이 점차 커지는 만큼, 무분별한 폭로를 둘러싼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익명으로 게시한 SNS, 커뮤니티 글은 사실 확인이 쉽지 않은 상황. 무고한 피해자가 미투 폭로를 통해 가해자로 둔갑할 수도 있고, 무분별한 폭로 속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로 몰릴 수도 있다. 반대로 무분별한 폭로 속에 실제 피해자들의 진심 어린 호소 역시 빛이 바랠 수 있다. 미투 폭로로 문화·연예계의 병폐는 그 뿌리를 완전히 잘라내야 한다. 그러나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트러뜨리는 무분별한 폭로 역시 지양되어야 할 터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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