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우리 애기, 엄마가 너무 미안해”
지난 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마더’ 12회에서는 이보영(수진 역)이 허율(혜나 역)을 납치한 손석구(설악 역)와 혈혈단신으로 맞서며 뜨거운 모성애를 입증했다.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운 상황에서 아이만큼은 지키려는 필사적인 모습이 심장을 쥐락펴락하며 끝내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이보영은 잠시 방심한 틈을 타 허율이 손석구에게 납치된 이후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는 이성과 그럼에도 당장 허물어지려는 두 마음 사이에서 오는 갈등을 리얼하게 그려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바짝 조여들게 만들었다.
이어 허율이 보내온 음성을 통해 납치된 장소를 재빨리 캐치해내고 거침없이 악의 소굴로 뛰어든 이보영은 낳아준 것과 길러준 것의 차이를 떠난 엄마, 그 자체였다. 어린 시절 학대의 트라우마를 겪어 두려운 와중에도 허율을 위해 공포심마저 이겨낸 모정이 극적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또한 손석구의 삐뚤어진 모성애를 꿰뚫어 보는 직언을 던져 긴장감을 최고치로 상승시켰다. 일부러 손석구를 자극, 목이 졸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물러서지 않으며 이재윤(진홍 역)과 합을 맞춰 탈출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냈다.
손석구와 경찰을 피해 달아난 그녀는 제일 먼저 아이의 안위를 살펴 절로 엄마라는 말이 나오게 했다. 몸싸움을 벌여 그녀 역시 온전치 않음에도 그보다 더 겁에 질렸을 아이를 보고 미안함에 눈물을 터트렸기 때문.
계속해서 따라붙는 경찰을 피하고자 이보영은 또 한 번 허율과 함께 위험한 길을 택했다. 특히 어린 날, 어머니라는 존재를 잊고 싶어 찾았던 절에 엄마가 되어 아이와 찾은 그녀의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연기 곳곳에 녹아들어 애잔함을 더했다.
이처럼 이보영이 그려낸 수진은 아이를 데리고 떠난 그 때부터 시작된 거친 굴곡을 지나치며 엄마로 완연하게 다시 태어나게 됐다. 극 초반부터 서서히 쌓아온 그녀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감화를 불러일으키며 남은 후반부를 향한 기대지수도 높이고 있다./hsjssu@osen.co.kr
[사진] tvN 수목드라마 '마더'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