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준비해주어 고맙다".
김기태 KIA 감독이 좌완 에이스 양현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양현종은 예년보다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월 23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고 지난 1일 한화와의 경기에 3이닝 무실점했다. 개막전 선발등판을 향해 준비를 착실하게 했다.
정예 타선으로 나선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매이닝 안타를 내주고 두 번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노련한 투구로 상대를 봉쇄했다. 특히 3회초 1사 1,3루 실점위기에서는 까다로운 정근우와 김태균을 외아 뜬공으로 솎아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아직 정상 구위가 아닌데도 위기에서 에이스 본능을 번뜩였다.
김기태 감독도 그 장면에 대해 칭찬을 했다. 김감독은 "에이스답다. 이제는 수퍼스타 아닌가.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라는 말로 극찬했다. 웬만한 위기는 가볍게 이겨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미이다. 이말은 양현종이 작년 한국시리즈 2차전 1-0 완봉승, 그리고 5차전 9회 1사 만루에서 위기 탈출과 우승을 이끌며 투수로는 최고 수준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아울러 양현종의 자세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감독은 "현종이가 2이닝, 3이닝씩 던지 잘 준비하고 있다. 캠프에서 이렇게 던져야 (귀국후) 시범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고 정규리그 등판을 준비할 수 있다. 잘 준비해주고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이 말에는 양현종의 최근 수 년간의 노고에 대한 경의감이 포함되어 있다. 양현종은 김기태 감독 재임 기간 최고의 성적을 구가했다. 작년까지 최근 3년 동안 평균 31경기의 선발등판을 했고 190이닝 정도를 소화했다. 아울려 평균 15승을 따냈다. 작년에는 20승과 양대 MVP까지 수상했다. 감독으로서 이런 투수를 만나는 것이 커다란 행운일 수 있다.
이쯤되면 느긋하게 조정을 할 수 있지만 스스로 선발등판을 자원할 정도로 팀을 생각하고 있다. 개막전 선발등판에 문제가 없다. 에이스 양현종이 솔선수범하면 다른 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아무래도 에이스가 열심히 준비하는데 우리도 잘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이끌 수 있다.
실제로 구위도 점점 끌어올리고 있다. 2경기 최대 구속은 145km, 144km를 찍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예리하게 다듬고 있다. 2경기에서 투구 밸런스도 문제 없다. 에이스 양현종이 본격적으로 실전 출격에 나서면서 KIA의 막바지 스프링캠프에 활기가 돌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