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을 받은 롯데 마운드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좋은 출발을 알린 가운데, 예년보다 활용할 수 있는 전력 자체가 많아졌다. ‘최고 도전’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31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듀브론트는 1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1이닝이기는 했지만 투구 내용은 깔끔했다. 최고 146㎞가 나온 빠른 공과 커브를 적절하게 섞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듀브론트는 경기 후 “100% 상태는 아니지만, 지금 시점에서 생각했던 구속과 구위가 나왔다”며 준비 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듀브론트의 투구 내용을 본 해설위원들도 괜찮은 평가를 내렸다. 한 해설위원은 “1이닝, 10개의 공으로 선수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공을 쉽게 던진다.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커브의 낙차도 괜찮다”면서 “MLB에서 한 시즌 10승을 한 투수다.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아프지만 않다면 충분히 롯데 마운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현장을 찾은 타 구단 전력분석팀 관계자들도 비슷한 시선으로 경계감을 드러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완벽하게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현재 페이스도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빠르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의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며 개막에 대비하고 있다. 김원형 롯데 수석코치는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자신만의 방식으로 준비를 할 것이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롯데는 지난해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어려움을 겪었다. 파커 마켈은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해 개막도 오기 전 짐을 쌌다. 급히 데려온 닉 애디튼은 15경기에서 2승7패, 평균자책점 5.91에 그쳤다. 조쉬 린드블럼을 재영입할 때까지 큰 구멍이 있었다. 하지만 듀브론트가 힘을 낸다면 올해는 그런 문제가 사라진다. 남부럽지 않은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새 전력도 적잖이 가세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좌완 고효준과 사이드암 오현택을 영입했다. 구승민이 군에서 돌아왔고, 황재균의 보상선수로 조무근을 지명했으며, 윤성빈이라는 혜성도 눈에 들어온다. 김원형 코치는 “중간에서 즉시전력감이 풍부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기존 롯데 불펜 전력과 힘을 합치면 시즌을 좀 더 수월하게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지난해 한 단계를 밟고 올라선 젊은 투수들의 계속된 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김 코치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점은 있지만, 연습 때보니 선수들이 작년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투구의 제구력 자체가 많이 좋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롯데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4.56으로 LG(4.30), 두산(4.38)에 이어 리그 3위였다. 2016년 5.63으로 리그 7위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었다.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 롯데 마운드가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최고 투수진에 대한 욕심도 충분히 낼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