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어서와' PD "제작진 개입설·국뽕논란? 신경 안써"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03 08: 10

MBC에브리원을 발칵 뒤집은 화제의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 한국은’)의 문상돈 PD가 시즌1 마무리를 앞두고 프로그램의 출발부터 논란까지 속 시원히 밝혔다.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은 다양한 나라의 게스트들이 한국을 찾아와 여행을 하는 모습을 담백하게 담은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외국인이 출연하는 예능과 여행 예능이 봇물을 이루는 예능계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어서와 한국은’은 처음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모든 사람들이 반신반의하던 ‘어서와 한국은’은 출격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지금은 MBC에브리원 사상 최고 시청률을 연신 경신한 스타 프로그램이 됐다. 문상돈 PD 또한 “처음엔 분명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고 프로그램의 첫 출발을 회상했다.
“사실 처음엔 ‘이거 될까’ 이런 불안감이 있었다. 사실 그 느낌은 매 편이 시작할 때마다 느꼈다. 우리는 현장보다는 편집에서 힘을 많이 주는 편이라, 현장에서는 게스트들을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모든 게스트들이 일반인이니 예능 PD로서는 걱정이 됐다. 그저 우리는 ‘이 정도면 호감이네’ ‘인간적으로 매력있네’ 이 정도의 반응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토록 열렬한 사랑을 받는 건 한 번도 기대해본 적이 없다.(웃음)”

문 PD는 “내부적으로도 완벽하게 ‘이거 된다’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어떤 분은 ‘여섯시 내고향’ 외국인 버전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감에 차있던 사람도 외부의 의심을 받게 되면 스스로 ‘이게 될까’하는 의구심을 갖게 되기 마련. 문상돈 PD는 “그럼에도 ‘날 것 그대로 보여주고 깊게 들어가겠다’는 마음을 지켰고, 그게 먹혔던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파일럿 때 이탈리아 편이 잘 됐다. 그래서 정규 편성이 됐을 때에는 ‘이탈리아 편의 성공이 혹시 우연은 아닐까’ ‘능력 밖의 일인데 잘 된 거 아닐까’ 이런 의심이 들었다. 여행 예능도 많고, 외국인 예능도 많지만 ‘역발상’이라는 말에 믿음이 있었는데, 그 ‘역발상’이 실제로 잘 드러나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이 됐다. 그런 의심 속에서도 뜻밖의 사랑을 많이 받았고, 대중의 기호를 건드리를 수 있었던 게 스스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어서와 한국은’의 성공 이유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물으니, 문상돈 PD는 고민 끝에 “우리의 일상을 판타지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문 PD는 “어떻게 보면 ‘어서와 한국은’은 외국인을 통해서 만든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관광안내책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막연한 판타지가 아닌,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는 일상을 새롭게 느끼게 하는 ‘접근 가능한 판타지’를 만든 게 가장 유효하지 않았나 한다고 문 PD는 말했다.
“‘어서와 한국은’을 보고 나서 경복궁을 가고, 전쟁기념관을 갔다는 사람들의 말을 많이 들었다. 경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재방문했다. SNS를 보면 ‘어서와 한국은’ 루트로 여행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런 걸 보면서 접근 가능한 판타지는 만들었구나 싶다. 대리만족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직접 즐길 수 있는 판타지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주지 않았나 한다.”
칭찬일색인 ‘어서와 한국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비판은 바로 ‘제작진 개입설’과 ‘국뽕’(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것을 가리키는 은어)이다. 전쟁기념관 등을 방문한 외국인들을 보며 분명 제작진이 개입해 루트를 설정했고, 관심을 높이기 쉬운 ‘나라사랑’ 키워드를 적극 설정했다는 게 논란의 포인트다. 문 PD는 “워낙 많이 들은 말”이라고 웃으면서도 “제작진 개입도, 그 어떤 의도도 설정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사실 각국의 루트를 뜯어보면 전쟁기념관, DMZ와 같은 큰 의미 있는 방문지는 얼마 없고, 다 평범한 관광지다.(웃음) 관광지를 설정하는 건 전적으로 게스트들의 몫이다. 외국인 친구들이 가고 싶은 곳을 미리 준비해오면 우리는 촬영 동선 정도를 설정하는 게 전부다. 그리고 ‘국뽕 논란’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데 그렇게 비판하는 것은 다양한 의견 중의 하나일 뿐이지 내가 손대서 바꿀 만한 사항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모두가 반신반의할 때 꿋꿋이 있는 그대로, 깊이 들어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뚝심으로 만든 ‘어서와 한국은’은 시청자들에게 약 8개월간 꽉찬 웃음과 눈물을 주고 오는 8일 시즌1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과연 ‘어서와 한국은’이 어떤 감동으로 시즌1을 마치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감을 모은다./ yjh0304@osen.co.kr
[사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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