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예상치도 못했던 성추문에 휩싸인 배우 오달수의 분량 ‘통편집’을 놓고 영화 네 편의 제작진들이 요즘 고민이 많다. 그의 모습을 완전히 걷어내면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기에 작품이 산으로 갈 테고, 그렇다고 원래대로 출연을 강행시키기에는 관객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달수 문제에 직면한 ‘신과 함께2’(감독 김용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감독 김지훈), ‘컨트롤’(감독 한장혁), ‘이웃사촌’(감독 이환경) 등 네 편의 영화 제작진들의 선택지는 ▲통편집 ▲재촬영 ▲편집 없는 무기한 개봉연기. 극단적인 데다 명쾌한 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 어떤 보기도 선택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네 작품 가운데 그나마 오달수의 통편집이 가장 쉬운 영화는 ‘신과 함께2’(감독 김용화)이다. 망자들의 지옥행을 심판하는 판관1 역을 맡은 오달수의 등장이 ‘신과 함께1’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를 들어낸다고 해도 전체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주제를 전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달수와 같은 구도, 한 화면에 같이 잡힌 배우들의 모습도 편집해야하기 때문에 그들의 분량에 적지 않은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오달수가 나온 일부의 장면이라도 전면 재촬영을 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제작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2편을 동시에 10개월간 촬영하지 않았던가.
해당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현재 다른 작품에 출연을 논의하고 있거나 비어 있다고 해도 스케줄을 맞추기가 어렵다. 설사 모이기로 했다고 해도 예전의 세트장을 다시 구현해야 할뿐더러 그때 ‘컷’ 사인을 받아냈던 최상의 감정연기를 다시 꺼내 보이기 어려워서다. 여러 모로 악조건이 아닐 수 없다. 새롭게 찍은 장면을 과거의 촬영분과 재편집한 완성본을 봤을 때 중간 중간 끼워 넣기를 한듯 어색함도 없지 않을 터다.
오달수가 주연을 맡은 세 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컨트롤’ ‘이웃사촌’은 사실상 편집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8월 27일 촬영을 마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명문 국제중학교의 한 남학생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자 같은 반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로 소집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오달수는 설경구, 문소리, 고창석과 함께 부모 역을 맡아 작품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한다.
엘리트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알고 보면 아픈 상처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 범인과 이들에게 딸을 빼앗긴 아빠의 대립을 그린 영화 ‘컨트롤’에서도 오달수는 배우 박해일, 정웅인과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 2016년 11월 27일 크랭크업해 현재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인데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웃사촌’(배급 워너브라더스 코리아)과 달리 배급사는 미정이다. 초반부터 성추문 의혹이 불거졌을 때까지 편집할 계획이 없었으나 2월 28일 오달수의 성추문 인정에 따라 편집을 논의하게 됐다는 제작진의 입장을 OSEN에 전달했다.
배우 정우와 투톱 주연으로 호흡을 맞춘 ‘이웃사촌’은 올 2월 24일 크랭크업했다. 전면 통편집이 가장 어려운 작품이다. 오달수가 세 영화에서 모두 주연급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일부 장면의 편집도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세 작품의 제작진들은 통편집과 전면 재촬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서로 눈치싸움을 하며 개봉을 무작정 미룰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