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연애감정·호감"…오달수·김태훈, 사과문에서 잊은 것들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03.01 10: 05

배우 오달수에 이어 김태훈까지, 피해자들에게 '호감', '연애감정'을 언급한 사과문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던 오달수와 김태훈은 지난달 28일 연이어 입장문을 발표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오달수와 김태훈은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호감의 정도를 잘못 알았다"는 표현을 사용해 대중의 질타를 받고 있다. '상대도 동의한 줄 알았다', '호감이 있는 줄 알았다'는 가해자들의 뻔한 레퍼토리를 반복한 두 사람의 표현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를 전해도 모자랄 시점에, 변명인듯 사과인듯, 변명 같은 사과를 전한 것은 적절치 못한 대처였다는 것. 

오달수는 "최근 일어난 일련의 일들은 모두 저의 잘못이었다.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을 다해 사과 드린다.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린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가장 먼저 댓글로 오달수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고, 이후 '뉴스룸'에도 출연한 A씨에게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연애감정'을 언급했다.
이어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 드리겠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란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의 경우 자신에게 성폭행,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 여성들에게 사과를 전하면서도 "사귀는 관계", "호감의 정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세종대학교 시간강사 재직 당시 만났다는 첫 번째 피해 여성에 대해서는 "사제지간에서 독립영화 촬영으로 작업을 하게 됐고, 촬영 이후 만남을 이어가다가 여성분이 게시한 내용과 같은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 그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 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헤어지게 됐다. 여성분이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설명했다.
세종대학교 대학원생으로, 김태훈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두 번째 피해 여성에게는 "사실 관계는 동일하지만,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들인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사과문 발표 이후에도 이들을 향한 성난 여론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 역시 "변명으로 보이지만 그나마 사과는 받은 듯 하다"고 사과문을 본 심경을 밝혔다.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한 사과 뿐이며, 용서를 받는 길 역시 진심 어린 사죄일 터다. 그러나 사과문을 발표하는 이들은 가장 중요한 진정한 사죄를 잊고 있는 듯 해 안타까울 뿐이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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