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 겸 배우 김태훈이 연이은 성추행 의혹에 공식 사과했다.
김태훈은 28일 소속사 액터컴퍼니를 통해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태훈은 연이은 미투(#me too) 폭로로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한 여성은 27일 연극인성폭력행동 SNS를 통해 "2학년 때부터 강의를 통해 존경하고 신뢰하게 된 러시아 유학파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김태훈의 성추문을 폭로했고, 또다른 여성은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서 교수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 전날 올라온 미투 글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김태훈의 성추행 의혹을 연이어 폭로했다.
김태훈은 "엄정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교수직에 있으면서도 제자였거나 제자이던 여성분과 있었던 일로 이러한 제보, 보도 등이 있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깊은 책임을 느끼고 반성을 하고 있다. 그러고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하신 여성분에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며 "저는 위와 같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 교수직에서 자진사퇴하고, 연극활동 등 일체의 활동을 중단하고 제가 몸 담았던 일과 직에서 떠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은 "사실관계가 어떠하든지 받았던 상처의 크기는 같을 것이나, 제가 기억하는 사실관계가 게시글이나 보도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존경하는 교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첫 번째 폭로글에 대해 "사제지간이 됐고, 함께 영화를 촬영한 후 만남을 이어가다 남녀 관계를 맺게 됐다"며 "그 이후 2001년까지 여성분과 사귀는 관계였고 그 해 가을 있었던 다른 일로 헤어지게 되었다. 여성분이 저와의 만남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었다는 것을 헤아리지 못하였고, 그와 같은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해명했다.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두 번째 폭로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느꼈던 당시의 감정이나 상황이 제가 받아들인 그것과 달라 이러한 점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하여는 거듭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당시 저는 배우자와 사별한지 오래되어 서로간의 호감의 정도를 잘못 이해하고 행동하였고, 이에 대한 비난은 달게 받겠다"고 설명했다.
"어느 경우에나 교수의 신분으로서 크나큰 잘못을 했다"는 김태훈은 "저로 인하여 상처를 입은 위 여성분들 그리고 세종대학교 교수 및 임직원, 신뢰를 주었던 연극계 선후배, 믿고 따랐던 제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김태훈의 성추행 의혹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회는 강한 규탄에 나섰다. 교수회 측은 28일 1차 입장문을 발표하고 "김태훈 교수는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상실했다. 그렇기에 학교 본부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조치가 필요하다고 결의한다. 2018년 1학기 3월부터 개설된 김태훈 교수의 강의는 다른 교수들로 대체될 것"이라며 "저희들 모두 대학교수로서 본분에 충실하였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깊이 반성하겠다. 아울러 이 사건이 완전하게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학생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세종대학교는 김태훈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진상조사에 나섰다. 세종대학교 측은 28일 OSEN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경찰조사에 계속 협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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