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혁은 매순간이 전성기다. 반면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매순간이 슬럼프라고 말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았고, 좋은 작품과 연기를 남길 수 있었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돈꽃'이 종영하고 만난 장혁은 '언제 슬럼프가 오냐'는 말에 "매순간이 슬럼프다"며 "오전에 슬럼프가 왔다가 오후에 극복하고, 또 저녁에 다시 슬럼프가 왔다가 다음날에 극복한다. 그게 며칠, 혹은 몇 달이 가는 경우가 있는 거다"고 답했다.
데뷔한 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장혁은 매순간을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다. 그는 "어쨌든 (슬럼프를) 풀어야 하는 거지 않나. 순간의 답답함도 있다. 짜증이 치밀고 기분이 우중충하기도 한데 여기서 오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며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SBS 드라마 '모델'로 데뷔한 장혁은 쉬지 않고 작품을 선보여왔다. 공백기가 매우 짧은 배우 중 하나다. 그는 "그 시간 외에는 가족들과 함께 한다.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다. 아내 혼자서 셋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배우로서 해야 하는 순간은 제 아내가 많이 배려를 해준다"고 가족들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가족 공개를 잘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 장혁은 우선 "개인차마다 다른 것 같다. 저는 제 개인적으로는 공개되는 직업을 가지고 극복해왔고 익숙해진 거지만 아이들은 어떤 직업을 가질지 모르는 거니까 선택사항을 남겨놓는 거다. 아이들이 이런 분야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다. 제 자식이기 때문에 무조건 오픈시키는 건 전 좀 다르게 생각한다.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개하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제 성향인 거다"고 전했다.
만약 아이들이 배우의 직업을 따라 간다면 어떨 것 같냐는 말에는 "본인이 하고 싶다면 반대하진 않는다. 또 적극적으로 권유하지도 않는다"며 "제가 봤던 이 일이 쉬운 직업은 아닌 것 같다. 쉽지 않은 상황도 많았고 괜찮은 상황도 많았고. 그 아이가 정말 생각을 가지고 가고자 하는 것이 정확히 있지 않다면 안 될 것 같다. 여기는 자기가 가지고 가는 뜨거움이 있지 않으면 쉽지 않은 직업인 것 같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뜨거움'이라 하면 장혁의 대표하는 이미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요즘 그가 뜨겁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장혁은 "작품 프로듀싱을 하고 싶다. 주변에 영화 제작하는 친구들도 생기게 됐고 감독, PD들도 비슷한 연배의 친구들이 있다 보니까 어떤 이야기를 같이 만들어보고 싶다. 저는 물론 배우고, 작품을 받는 필연적인 것 외에 만약 작품을 개발해서 출연할 수 있고 여건을 만든다면 좋지 않을까. 외국에서는 그런 경우 많더라. 한 번 노력도 해보고 싶고 기획하고 생각해본 작품이 몇 가지가 있다 보니 잘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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