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오달수의 사과문은 조재현, 조민기, 최일화의 그 것과 두 가지 점에서 확연히 달랐다. 피해자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고 사과의 뜻을 표현하는 등 내용이 구체적이었다. 그는 사과문에서 자신과 관련된 댓글을 읽었다고 했다. 앞서 조재현, 조민기 등의 사과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본 뒤 피해자 각각에게 글을 쓰는 세심함과 진정성을 가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세한 사과문에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결국엔 변명뿐이고 사과가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28일 오달수가 그와 관련한 성추문 논란이 수면 위에 오른 지 6일 만에 입장을 발표했다. 오달수는 ‘미투 운동’에 동참한 A씨와 직접 실명을 밝히고 인터뷰한 배우 엄지영에게 각각 사과했다.
오달수는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 지난 며칠 동안 견뎌내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입장이 늦어진 것에 대하여 엄청난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깊고 쓰린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이 솔직히 선명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바로 모를 수 있냐는 질타가 무섭고 두려웠지만 솔직한 저의 상태였습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달수는 가장 먼저 오달수의 성폭행을 폭로했던 A씨와 지난 2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름을 밝히고 인터뷰했던 엄지영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앞서 조재현, 조민기, 최일화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사과문과는 달랐다.
오달수는 A씨에게는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에 안타깝고 죄스러운 마음 무겁습니다. 금방은 힘들겠지만 그 상처 아물길 바랍니다. 그리고 A님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면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했다.
엄지영에게는 “저로 인해 어린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님이 용기 내어 TV에 나오게 한 것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며 “어떻게 말하든 변명이 되고 아무도 안 믿어 주시겠지만 가슴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주는 준엄한 질책으로 받아 들이겠습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지적하는 건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했지만 자신의 활동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 이 또한 조재현, 조민기, 최일화의 사과문과 다른 점이다. 앞서 이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오달수는 tvN 새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해 제작진에게 피해를 준 것에 대한 사과, 이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관련계자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
이뿐 아니라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그 어떤 말도 없다. 6일 만에 입을 연 오달수. 하지만 반쪽짜리 사과문이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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