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위원장이 제시한 체계적인 감독 선임 프로세스의 첫 주인공은 김학범 전 광주 FC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오전 10시부터 U-23 대표팀 감독을 뽑기 위한 선임소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감독선임위원회에서는 김판곤 선임위원장을 포함해서 노상래 전 전남 감독, 박건하 전 서울 이랜드 감독, 영국인 축구 칼럼니스트 스티브 프라이스, 정재권 한양대 감독이 참석했다. 최진철 프로연맹경기위원장과 김영찬 대한체육회 훈련기획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김판곤 위원장은 김학범 감독 선임에 대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감독 선임 프로세스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특히 선정 기준에 대해서 많은 의논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러한 프로세스가 당연히 금메달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상식적인 과정을 통한 선임이라는 것은 축구협회나 대표팀을 향한 축구 팬들 신뢰 회복에 중요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선임 과정에 대한 어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감독 후보자들이 한국적이지 않은 세밀한 프로세스 과정을 불편하게 여길 수 있다는 점. 다행히도 모든 후보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프로세스에 대해 순응하고 적극적으로 검증 절차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판곤 위원장은 "많은 후보 분들이 새로운 프로세스 과정에 대해서 의외로 좋게 이야기해주셨다. 그분들은 한 목소리로 '자신의 축구 철학'을 표현하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하셨다"고 설명했다.
이번 김학범 감독의 선임은 표결없는 만장일치 선출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감독 선임을 앞두고 최대한 표결을 피하고 싶었다. 선임 전과 후에 말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토론 과정 중에서 위원들에게 최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어 "천만다행스럽게도 모든 위원들이 솔직하게 이번 논의에 임했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은 굉장히 상식적이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김학범 감독에 대한 이의는 없었다. 김 감독이 준비한 여러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프로세스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했다. 그는 자신의 '강한 캐릭터 이미지'를 직접 해명하면서 강등권에 머무르면 강원 FC와 성남 FC에서 젊은 선수들과 적극적인 교류를 가졌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김학범 감독은 먼저 임기 도중 직접 중간 평가를 제안했다고 한다. 김판곤 위원장은 "장기적인 팀 계획을 위해 2020 도쿄 올림픽까지 임기를 보장했다. 그러나 감독 본인이 직접 과정만큼이나 결과도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김학범 감독이 직접 2018 아시안게임에서 결과와 과정을 통해 우리 위원회의 중간 평가를 받으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김학범 감독은 김판곤 위원장이 강조한 '감독 선임의 프로세스'를 걸친 첫 선임이다. 김학범 감독의 성공 유무가 이러한 체계적이고 공개된 프로세스 정착에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과연 앞으로 한국 축구에 체계적인 감독 선임 프로세스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