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버티다 사죄?' 조민기부터 오달수까지, 미투의 흐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3.01 08: 48

 현재 문화예술-영화-방송계에 불어 닥친 ‘미투(#MeToo) 운동’에는 일정하게 반복되는 하나의 흐름이 존재한다.
의혹 초반에는 가해자들이 결코 그런 적이 없었다고 부인하다가 피해 여성들의 결정적인 증언이 나타나면 곧바로 "모든 걸 내려놓겠다. 죄송하다"라며 사과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그제야 사과하는 양상이다.
‘선 버티기-후 사과’는 그간 여러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청주대 연극학과에 다녔다고 밝힌 피해자들 혹은 목격자들은 저마다 조민기에게 당했던 일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며 폭로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조민기는 이를 '루머'라고 부인했다. 그는 초반, 딸 같은 학생들을 격려 차원에서 손댄 것이라고 항변하다가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지 7일 만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댓글을 통해 이니셜로 성추행 의심을 받던 조재현도 사실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실명을 공개한 실제 피해자들이 나타나 증언하자 태도가 급변했다. tvN 드라마 ‘크로스’의 하차는 물론 현재까지 맡고 있던 DMZ 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경성대 교수직에서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근신 중이다.
'천만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대중에 사랑을 받아왔던 배우 오달수 역시 성추문에 휩싸여 곤혹을 치렀다. 지난 15일과 19일 기사 댓글창을 통해 이름의 초성 'ㅇㄷㅅ'이 거론된 것에 이어 23일 이름이 완전히 밝혀졌음에도 오달수는 사실무관으로 일관해왔다. 
피해자가 26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보호한 채 폭로했음에도, 오달수는 결코 그런 적이 없다는 사실무근의 입장을 지켜왔다. 하지만 이튿날인 27일 또 다른 피해자가 얼굴, 이름까지 공개하자 합류하기로 했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오달수는 오늘(28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A씨를 비롯해 배우 엄지영 씨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하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거세게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은 지금껏 유래가 없었던 역대급 심각한 사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가해자들이 다시는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문화예술계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성(性)평등적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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