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는 지난 겨울 롯데를 떠나 삼성과 FA 계약을 했다. 프로 선수가 팀을 옮기는 것은 비즈니스이지만, 롯데에서 끝까지 뛸 것 같았던 그였기에 롯데 팬들은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 '푸른 색' 삼성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는 롯데와 삼성은 28일 연습경기를 치른다. '푸른 유니폼'을 입은 강민호는 처음으로 친정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을 마주했다.
하루 앞둔 27일 롯데의 캠프지 가데나구장. 롯데 선수들은 캠프 강행군으로 인해 이날 오전 훈련만 하고 오후에는 휴식으로 바뀌었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오전 훈련을 치렀다.
수비 훈련을 마치고 배팅 훈련을 준비하는 휴식 시간, 이대호는 캠프지를 방문한 이순철 해설위원을 보고 멀리서 달려오며 "안녕하십니까"라고 반갑게 인사했다. 야구 선배이자 국가대표팀에서 코치, 선수로 함께 하기도 했다.
이순철 위원은 이대호를 향해 "어제 삼성 갔다가 강민호 보고 왔다. 자기 몸에는 이제 파란 피가 흐른다더라"고 슬쩍 말을 던졌다. 그러자 이대호는 "저도 파란 피가 흐른다는 인터뷰 봤습니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데"라며 "이제 볼 일 없죠"라고 농담으로 받아 쳤다. 대화를 나누다 이 위원이 또 강민호를 언급하자 "강민호가 누구에요? 남의 팀 모르는 선수 이야기 말고 우리 선수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능글맞게 농을 쳤다.
28일 아카마구장, 경기 전 강민호는 조원우 감독을 찾아 인사왔다. 조 감독은 강민호를 보자마자 "파란 피가 흐른다며, 저리 가라"며 타박했다. 그러자 강민호는 인사하러 온 이원석과 함께 조 감독을 향해 "올 시즌 롯데 타도입니다"라고 농담으로 받았다. 이후 강민호가 롯데 동료들과 인사하러 롯데 덕아웃으로 가자, 조 감독은 "강민호 출입금지다. 못 오게 하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28일 롯데-삼성의 선발 라인업에서 이대호와 강민호는 모두 빠져 있다. 이대호는 "한 타석 정도 칠 것 같다"고 말했고, 김한수 삼성 감독은 "강민호는 뒤에 한 타석 정도 칠 수 있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오키나와=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