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이 큰 변화를 맞이한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김태호 PD의 하차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을 넘어 꿈꾸는 빅픽처는 무엇일까.
지난 27일 ‘무한도전’ 한 관계자는 OSEN에 “김태호 PD가 연출에서 빠진다”며 “앞으로 크리에이터로 ‘무도’를 도와줄 예정이다. 하차시기와 후임 PD 합류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PD의 후임으로는 최행호 PD가 자리한다.
앞서 ‘무한도전’은 계속 변화를 이야기해왔다. 지난 1월 17일 MBC 최승호 사장이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 추진을 언급하면서부터 변화는 감지됐다. 당시 최 사장은 예능 프로그램에 시즌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하며 “‘무한도전’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김태호 PD가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 후 2월 4일, 12년 동안 ‘무한도전’의 수장을 맡았던 김태호 PD가 프로그램을 내려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무한도전’ 측은 “3월 말 봄개편을 맞이하여 ‘무한도전’이 일정기간 휴식을 갖고 시즌제로 가느냐, 아니면 기존 제작진에 휴식을 주고 새 제작진이 이어가느냐 등 여러 방법을 놓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회사가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김태호 PD 대신 최행호 PD의 투입이 거론됐다.
올해 초 김태호 PD가 예능5부장으로 승진하면서 ‘무한도전’에 가시적인 제작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추측은 있었다. 부장급 PD가 한 프로그램을 맡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조만간 김 PD가 ‘무한도전’을 떠나 더 큰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예측됐다. 김태호 PD 또한 승진 후에는 자신이 ‘무한도전’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하기가 어렵다며 취재진에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태호 PD의 하차 정황이 속속 포착되던 중, 결국 김 PD는 ‘무한도전’을 넘어 더 큰 틀을 아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김태호 PD의 퇴사설부터 이적설까지 그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들이 번졌다. 일단 김태호 PD의 MBC 잔류는 당분간 확정된 상태. MBC 여러 관계자들은 김태호 PD가 MBC에 대한 마음이 남달라 MBC에서 쉽게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태호 PD 스스로도 이적 계획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PD가 ‘무한도전’에서도 당장 손을 떼지는 않는다는 게 MBC의 설명. 최승호 사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김 PD와 같은 인재는 좀 더 많은 다른 프로그램들로 확장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고 그러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무한도전’의 방향키는 놓지만 닻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암시다.
현재 MBC 내부에서는 김태호 PD가 새로운 예능들을 론칭해 tvN 나영석 사단과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 이는 김태호 PD가 부장으로 승진하면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그는 기획 담당으로 프로그램의 얼굴 역할을 하며 방향성을 잡고, 후배 PD들이 메가폰을 잡아 연출을 하는 시스템이 확보된다면 MBC의 ‘김태호 사단’이 탄생할 수도 있는 일이다.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이라는 제한된 틀을 넘어 어떤 프로그램들을 통해 자신의 예능관을 펼칠까. ‘무한도전’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김태호 PD의 ‘탈 무한도전’은 MBC 전체의 변화, 또는 예능계 전체의 변화이기도 하다. 그가 그리는 빅픽처가 더욱 궁금한 이유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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