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롤챔스] 여전한 '괴물' 스타일, 변함없는 최연성 감독의 지도철학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8.02.28 09: 50

종목은 다르더라도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괴물' 같은 그의 스타일은 여전했다. 이름 값과 상관없이 승부욕이 넘치면서도 소신을 가진 도전 정신을 가진 이들에게 최연성 감독은 주저없이 기회를 줬다.
지난 27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2018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2주차 아프리카 프릭스와 KSV의 경기에서는 생소한 선수가 출전 선수 명단에 있었다. 바로 아프리카 프릭스의 원거리 딜러 '에이밍' 김하람이었다.
2연패 중 이기는 했어도 데이타상으로 '크레이머' 하종훈은 LCK를 대표하는 원거리 딜러로 손색이 없는 선수 중 하나. 평균 KDA가 6.80으로 그보다 KDA가 높은 선수는 '뱅' 배준식과 '프레이' 김종인 두 명 밖에 없다.

그렇지만 최연성 감독의 선택은 2000년생 신예 선수인 '에이밍' 김하람이었다. 김하람은 지난 27일 KSV전서 칼리스타로 1, 2세트 도합 13킬 1데스 4어시스트라는 MVP급의 빼어난 활약을 했다. 맞상대가 지난해 롤드컵 챔피언 KSV의 '룰러' 박재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최연성 감독은 "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출전 시켰지만 김하람은 준비된 선수였다. 대회 출전하는 선수는 저런 선수들만이 나갈 수 있게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력하는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했다.
선수 시절부터 최 감독의 승부욕은 남달랐다. 우리나이로 스물 한살이었던 2003년 데뷔한 그는 당대 최고의 저그였던 홍진호를 꺾고 MSL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듬해 MSL에서는 '천재 테란' 이윤열을 3-2로 제압하면서 2연속 MSL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다음 MSL 결승전서 '악마 토스' 박용욱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따돌리면서 3연속 우승의 기원을 세웠다. 스타리그에서도 스승이었던 '황제' 임요환을 꺾고 최강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크래프트 지도자 시절에도 이런 기질은 여전했다. 16~18세의 선수 선발이 트렌드였지만 최 감독은 의지가 있는 선수라면 20살 이상의 선수도 주저없이 선발했고, 경기 출전의 기회도 제공했다.
LOL로 종목을 바꾸고 나서도 그의 기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소위 10분 스크림으로 불리는 파격적인 준비로 지난해 무패가도를 달리던 SK텔레콤의 연승 행진에 첫 제동을 걸기도 했다. 특출난 한 명 보다는 철저한 팀 플레이를 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가장 바뀌지 않은 것은 가장 진정성 있게 준비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과거와 변화가 없었다. 최연성 감독에게 선수의 이름 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27일 경기 후 최연성 감독은 "우리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면 언제든지 출전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소신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했으면 한다"라고 제자들의 자세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 10인 로스터로 내부 연습이 가능하게 하면서 태풍의 눈이 된 아프리카 프릭스의 행보가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지 기대가 된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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