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 서정원 감독의 심장은 뜨거우면서도 머리는 차가웠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은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2018 K리그 미디어데이를 통해 본격적인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27일 오후 1시 30분 시작된 K리그1(클래식) 미디어데이 사전 인터뷰부터 각 팀 감독과 선수들이 입담을 뽐내며 시즌에 대한 각오를 선보였다.
사전 인터뷰에서 서정원 감독은 내심 팀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번 시즌 앞두고 다양한 포지션에서 선수 보강이 잘됐다. 문제는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앞으로 경기를 하면서 경기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을 보인 서정원 감독이지만 상대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서 감독은 “이번 시즌 ‘1강’은 누가 뭐래도 전북 현대다. 축구는 이변의 경기다. 아마 우리를 포함한 많은 팀들이 전북을 괴롭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정원 감독의 냉철한 예상은 미디어데이 본행사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미디어데이 본행사에서 각 팀 감독들에게 ‘냉정하게 평가하는 자신 팀의 순위’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전북을 포함한 대부분의 강팀 울산, 제주, 서울 등이 1위를 답했다.
서 감독의 유일하게 ‘2위’를 예상했다. 그는 “목표는 우승이다. 하지만 냉정한 예상은 2위다. 아무래도 작년보다는 강하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는 상위로 올라갈 것이라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냉정한 전력 평가지만 꿈을 잃지는 않았다. 서정원 감독은 “예상은 2위다. 하지만 무조건 목표는 우승으로 잡고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정원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해서도 냉정한 예상을 내렸다. 수원은 ACL 조별리그에서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옥의 호주 원정에서 시드니 FC를 상대로 2-0으로 승리하며 기세를 탔지만, 홈에서 가시마 앤틀러스 상대로 1-2로 패배했다.
서 감독은 이번 시즌 ACL 목표를 묻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않았다. 아시아 무대 호성적을 노리면서도 호언장담을 하지는 않았다. 4강을 목표로 하냐는 질문에 고개를 살짝 흔든 서 감독은 ‘최소’ 8강을 약속했다.
서정원 감독은 “일단 목표는 단계별로 진행해야 한다. 지금 조별리그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토너먼트 진출이 우선이다. 그리고 나서 ‘최소’ 8강이다. 일단 올라가고 나서 천천히 다음 목표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서정원 감독은 시즌에 대한 열정적인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차가우면서도 냉정하게 시즌 계획을 세웠다. 냉정과 열정 사이. 서정원 감독의 보기 드문 태도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