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을 마친 SK 에이스 김광현(30)이 마운드에 선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사실상의 실전 복귀전이다. 이런 김광현을 바라보는 SK의 관리 시계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대략적인 계획은 다 나왔고, 이제부터 밀착 마크에 들어간다.
김광현은 28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릴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2이닝 정도 던지며 가볍게 몸을 풀 예정이다. 김광현은 플로리다 1차 캠프 당시 자체 홍백전에서 공을 던진 적이 있다. 하지만 타 팀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것은 팔꿈치 수술 후 처음이다. 시즌을 앞둔 요코하마도 정예 멤버가 출격할 것으로 보여 좋은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의 재활 시계는 빨리 돌아갔다. 구단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승호 루키팀(3군) 재활코치는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재활을 성실히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괌 재활캠프, 올해 1월 플로리다 재활캠프를 완주하며 페이스가 더 좋아졌다. 이미 스피드건에 나오는 구속 자체는 회복됐다. 캠프 홍백전 당시 김광현은 최고 151㎞의 공을 던졌다. 정상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요코하마전에서는 이보다 힘을 빼고 던질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이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게 SK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오히려 실전 등판 후 팔 상태에 대해 시선이 집중되어 있다. 김광현의 2018년은 10승과 같은 가시적인 성적보다는 ‘아프지 않은 것’이 최대의 목표다. 그래야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이닝을 소화하며 다시 180이닝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이미 ‘김광현 플랜’은 거의 다 나왔다. 재활 시계가 빨라진 만큼 관리 시계도 더 빨리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선발로 뛴다. 트레이 힐만 감독, 염경엽 단장 모두 불펜 활용설은 일축했다. 이닝 제한은 있다. 정규시즌 100이닝, 포스트시즌 10이닝 정도로 총 110이닝 내외다. 이 정도가 안전하다고 판단 중이다. 만약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 그 이닝도 계산에 넣는다.
그냥 감으로 나온 게 아니다. 구단에서 연구를 많이 했다. 메이저리그(MLB)나 프로리그에서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선수들의 이전 사례를 면밀히 살폈다. 기록을 보면서 어떤 일정을 짜야 하는지, 언제쯤 휴식을 주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를 거쳤다. 힐만 감독은 “김광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계획표가 있다. 수술을 받은 투수들이 얼마의 이닝을 던지는지, 얼마의 투구수를 가져가는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일주일에 두 번 등판은 없다. 한 번 정도고, 아예 열흘 정도 던지지 않고 쉬어가는 타이밍도 어느 정도 정해졌다. 아예 요일을 지정해 선수가 준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대략적인 계획은 있지만, 시즌 중간에는 수정에 수정을 거친다. 힐만 감독은 “자료를 보니 항상 선수들이 투구 후 1~2일 뒤에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서 “경기를 한 다음에 선수의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춰 일정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계획대로 등판 일정이 간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공을 내려놓게 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만큼 트레이닝 및 컨디셔닝 파트에서 김광현에 더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투수다. 힐만 감독은 “몸 상태를 한 시즌 내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의 첫 등판과 함께, SK의 관찰도 본격 시작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