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를 평정했던 재능이 프로에서도 서서히 꿈틀대고 있다. 롯데의 기대주인 우완 윤성빈(19)과 3루수 한동희(19)가 오키나와 캠프 첫 실전 경기를 깔끔하게 마쳤다.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손에 안았다.
한동희와 윤성빈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나란히 출격해 테스트를 거쳤다. 한동희는 이날 선발 8번 3루수로 출전했고, 윤성빈은 팀이 10-2로 앞선 7회 등판했다.
기대가 헛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롯데의 주전 3루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동희는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안타로 적시타를 기록하더니, 7회에는 이승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까지 터뜨렸다. 수비에서도 무난한 활약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줄 만한 첫 연습경기였다.
부상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윤성빈은 대포알과 같은 직구를 던졌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윤성빈은 1군 타자들인 정진기 김강민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을 발휘했다. 이어 임태준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이날 등판을 완벽하게 마쳤다. 최고 구속은 롯데에서는 148㎞, SK에서는 149㎞가 찍혔다. 좀 더 날이 따뜻해지면 150㎞ 이상을 충분히 던질 수 있을 만한 페이스다.
두 선수는 롯데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대어들이다. 부산고를 졸업한 윤성빈은 지난해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만 4억5000만 원이었다. 경남고를 졸업한 한동희는 올해 롯데의 1차 지명 선수. 지명 순위에서 두 선수의 고교 시절 실적과 팀의 기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두 선수는 롯데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특히 한동희는 당장 주전 3루수를 놓고 경쟁 중이다. 윤성빈은 서서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롯데 마운드 구상의 핵심이자 마침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좀 더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이제 스무살의 나이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한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