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의 찬사 속에 25일 막을 내린 가운데 하루가 지난 후에도 여전히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올림픽에 단 한번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는데도 이틀 내내 이름이 거론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제 가수' 싸이가 주인공이다. 사실 그는 25일 열린 폐막식에 깜짝 등장하지 않을까 많은 이들의 관심을 샀다. 개막식 때 '피겨 여왕' 김연아가 공식 발표 없이 극비리에 등장해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온 것처럼 말이다.
앞서 주최 측은 엑소와 씨엘이 폐막식 축하공연 무대에 한국 대표로 오른다고 밝혔다. 두 팀 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음악 팬들을 사로잡은 저력이 있고 막강한 팬덤과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까닭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두 팀의 무대와 별개로 많은 이들은 싸이의 부재를 아쉬워하고 있다. 2012년 발표해 빌보드 메인 핫100 차트 2위에까지 올랐던 '강남스타일'이 엔딩에 깜짝 울려퍼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기대심리였다.
알고 보니 주최 측도 싸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번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았던 배우 겸 연출가 송승환은 26일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싸이를 만나 제안했다"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그는 "싸이는 자신이 '강남스타일'을 계속 부르는 걸 부담스러워하더라"며 "개막식에서 선수들이 입장할 때 '강남스타일' 노래를 썼는데 그건 싸이가 직접 편곡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싸이는 2014년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식 때 피날레 가수로 나와 지켜보는 이들을 모두 열광하게 만들었다. '챔피언'과 '강남스타일'로 후끈 분위기를 달궜는데 일부 네티즌들은 국제 행사에 맞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때의 부담감이 싸이를 주저하게 만든 걸로 보인다. 송승환은 "어떤 행사에 출연하면 왜 그 사람이 출연하냐고 비난하고, 출연 안 하면 또 왜 출연 안 했냐고 비난하니까 연예인들이 참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싸이가 느꼈을 고민의 무게감이 그대로 전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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