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과 그에 이어진 성추문 의혹에 지금까지 "절대 아니"라고 부인한 두 배우가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을 맞이한 모양새다. 조민기와 곽도원, 두 배우의 차이는 무엇일까.
일단 곽도원에 대한 논란은 하루만에 불식된 분위기다. 곽도원은 25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게시판에 게재한 폭로글로 인해 성추문 의혹에 휩싸였지만 곧 '사실무근'이라고 빠르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곽도원이 논란을 일단락시킬 수 있었던 것은 '팩트'였다.
폭로글 주장과 곽도원의 필모그래피가 갖는 '시기'의 차이가 있었기 때문. 곽도원의 소속사 측은 25일 오전 OSEN에 곽도원 관련 성희롱 폭로글에 대해 "글에서 언급된 '곽도원이 연희단 거리패에서 나와 몇 편의 연극을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곽도원은 2007년 연희단 거리패에서 나왔고, 그 이후 연극 '리어왕' 한 편만 했다. 필모그래피와 그 분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폭로글에서 글쓴이는 '예전엔 연희단에 있었고 지금은 영화판에서 잘 나가는 ㄱㄷㅇ씨'라고 언급하며 "저랑 공연하던 7~8년 전 일 기억나요?..공연 시작 전 스트레칭 할 때면 당신이 늘어놓은 음담패설. 아니면 업소 아가씨 불러다가 뒹군 이야기를 들어야 했죠. 이제 갓 미성년자를 벗어난 여배우가 스트레칭 하는데 대놓고 창녀하기 좋은 나이다라고 하셨죠? 기억나시나요?"라고 주장한 바다.
곽도원 측에 따르면 글쓴이가 언급한 7~8년 전에는 그가 연극을 한 적이 없다. 당시 곽도원은 영화 촬영만 한창이었다는 것. 더불어 글쓴이가 제기한 '곽도원이 연희단거리패를 나와 연극 몇 편 더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더불어 폭로글에 이어 실명까지 밝히며 자신의 글에 책임을 지는 다른 사례들과는 다르게 이번 경우는 일단 글쓴이가 게시 이후 화제가 되자 (어떤 이유로든)글을 삭제한 것도 설득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곽도원은 하지만 미투 운동을 지지하기에 법적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 역시 미투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도 무고한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에 신중하게 사태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반면 조민기의 경우는 팩트가 폭로자들 쪽에 있다는 판단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조민기는 처음 등장한 폭로글에 구체적인 이유 대신 "루머일 뿐"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지만 청주대학교 측의 중징계 결정이 알려지고 학생들의 폭로가 이어지며 의혹을 증폭시킨 바다.
인터넷 커뮤니티, 청주대학교 게시판 등에 조민기의 성추행을 폭로하는 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했고, 25일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도 청주대 학생들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한 재학생은 "입학하자마자 '조민기 교수님 조심해라' 이런 말이 많았다. 부르면 가지마라, 가면 스킨십하고 얼굴을 들이대며 부비부비 만진다' 이런 얘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다른 재학생 역시 "다들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이니까 (조민기의 요구를 거절하면)불이익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오피스텔에 갔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폭로가 대부분 공통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배우 송하늘 등 실명을 공개한 글쓴이들이 있다는 점 등이 폭로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조민기의 "(제자들에 대한 터치가 있었지만)격려 차원이었다" 등의 해명 발언은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 같은 폭로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긴 경찰은 본격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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