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들지 못해서 벌개진 것 같습니다".
원윤종(33)-전정린(29)-서영우(27)-김동현(31)으로 이뤄진 봅슬레이 4인승 팀은 25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봅슬레이 4차시기서 48초89를 기록했다. 4차시기 합계 원윤종 팀은 49초 65를 기록, 3분16초38로 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봅슬레이 4인승 팀은 2인승 팀에 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원윤종이 이끄는 2인승 팀은 지난 18∼19일 최종 6위에 머물러 큰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가 컸던 만큼 잠을 잘 수 없었다. 물론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장감이 컸었기 때문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한 것도 사실. 더욱 2인승에서 기대했던 성적이 나오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정도였다.
먼저 인터뷰를 실시한 서영우는 "정말 잠을 잘 못잤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골인 지점을 통과하는 생각을 하며 잠을 청했다. 메달을 따겠다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2인승을 마친 뒤 더욱 커졌다. 일단 후배인 윤성빈이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기대가 커졌고 부담도 커졌다. 밖으로 할 수 없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최선참인 원윤종의 노력도 분명했다. 그는 레이스를 마친 뒤 눈시울이 붉어졌다. 은메달 획득의 감격 때문이냐고 묻자 "그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봅슬레이는 매번 대회 마지막에 열렸다. 경기를 빨리 끝낸 선수들은 메달 획득 여부에 상관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2인승에서 이미 어려움을 맛본 봅슬레이 대표팀은 더욱 정진했다. 또 4인승을 위해 2인승을 포기했던 김동현-전정린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동안 노력을 잊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잠도 못들 정도의 긴장감을 이겨낸 은메달은 그들에게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