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신들린 게 분명하다. 요괴를 연기하며 정말로 연기에 미친 괴물이 된 '화유기' 차승원이다.
14일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 '화유기' 17회에서 우마왕(차승원 분)은 인간 세계의 불행을 막으려는 삼장 진선미(오연서 분)에게 "난 더 이상 관심 없다. 속아서 잘못 끼어든 것"이라고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는 "나찰녀는 인간의 영혼을 아이에게 먹였다. 내 아들이다. 요괴는 인간의 기를 먹으면 강해진다. 생기를 먹으면 훨씬 좋다. 특별한 인간의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라며 진선미를 향해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이내 그는 진선미의 영혼을 잡아먹으려는 악귀를 물리쳤다. 그러나 "이 악귀에게서 나와 같은 기가 느껴진다"며 머뭇거렸다. 손오공(이승기 분)은 악귀를 해치웠고 우마왕은 "그만 두라고 했잖아"라며 거칠게 공격성을 내비쳤다.
악귀가 자신의 아들일 수도 있다고 순간 믿었던 우마왕이다. 손오공은 "마왕 정신차려. 저 딴게 마왕의 아들일리가 없잖아. 아사녀가 장난친 거야"라고 소리쳤고 우마왕은 "나를 바보로 만드렀어"라며 분노했다.
그는 한 걸음에 수보리조사(성지루 분)에게 달려갔다. 이어 "내 아들은 어떻게 됐어. 당신이 신선이든 뭐든 죽여버리겠다"며 달려들었다. 우마왕이 신선이 되길 바란 마비서(이엘 분)는 몸을 던져 수보리조사 대신 쓰러졌다.
아끼던 마비서를 죽였다며 우마왕은 "어째서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냐. 나는 미칠 것 같다. 왜 나를 속였냐. 왜"라고 수보리조사와 천계를 원망했다. 수보리조사는 "미안해. 어쩔 수가 없었다"고 사과했고 우마왕은 죽이겠다고 다시 포효했다.
결국 수보리조사는 "자네 아들은 살아있어"라고 말했고 우마왕은 "역시"라며 펑펑 울다가 순식간에 눈물을 닦았다. 이제야 사실을 말하는군. 진작 이럴걸. 마비서야 일어나라"고 태연하게 말해 모든 게 몰래카메라 연기였음을 알렸다.
수보리조사는 벙찐 표정을 지었다.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 천계에 휘둘리며 아들의 존재에 폭풍 눈물을 쏟던 차승원의 연기에 숨죽이며 빠져들었는데 갑자기 능청스럽게 새빨개진 눈을 닦아내는 그를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폭발하는 오열이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바뀌었다. 순식간에 이를 오가며 완벽하게 소화한 차승원의 연기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카리스마와 코믹함, 진중한 무게와 맛깔나는 캐릭터 연기를 200% 해내는 차승원이 '화유기'를 더욱 탄탄하게 이끌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화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