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첫 銀' 女 컬링, 갈수록 성숙해진 관중 매너 있었기에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25 11: 13

한국 여자 컬링의 위대한 은메달 뒤엔 갈수록 성숙해진 관중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은정 스킵(주장)을 필두로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세계랭킹 8위, 감독 김민정)은 25일 오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서 스웨덴(세계 5위)에 3-8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9엔드서 1점을 내주며 5점 차로 벌어지자 기권했다.
승승장구하던 한국은 공격적인 스웨덴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엔드 스웨덴의 후공서 2실점 한 한국은 4엔드 후공서 1점을 스틸 당하며 기선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들어 반격을 시도했지만 7엔드 3점을 허용하며 패배를 시인해야 했다.

'팀킴'은 남녀 컬링 종목을 통틀어 올림픽 역대 아시아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럽 및 북미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림픽 컬링서 아시아 국가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여자 컬링 대표팀이 처음이었다.
지금껏 아시아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중국이 2010 밴쿠버 대회서 딴 동메달이었다. 원팀으로 똘똘 뭉친 '팀킴'이 8년 만에 아시아 컬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컬링은 이번 대회서 국민들의 이목을 끈 종목이었다. 여자 대표팀이 컬링 열풍을 일으키는 데 큰 몫을 했다. '팀킴'은 대회 내내 압도적인 내용과 결과를 선보이며 국민들에게 새로운 짜릿함을 선사했다. 
'팀킴'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들이 등장하는 날이면 매 경기 3천석에 이르는 강릉컬링센터에 구름관중이 몰릴 정도였다. 사인공세와 기념촬영 요청은 부지기수. '주장' 김은정의 별명인 '안경선배'와 그가 애타게 부르는 "영미~"라는 신조어는 대회 내내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성숙한 관중 매너도 역사 창조에 힘을 보탰다. 대회 초반 관중 매너를 잘 숙지하지 못해 큰 소리로 응원하던 팬들도 시간이 갈수록 중요한 샷을 할 때면 숨을 죽이고 있다 환호하는 매너를 보였다.
한국 팬들은 경기 시작 전 여자 대표팀 선수 한 명 한 명이 소개될 때마다 열화와 같은 환호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대표팀이 스웨덴에 끌려다닐 땐 성원의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한국 여자 컬링의 위대한 도전 뒤엔 전국민적인 관심과 성숙한 관중 매너가 있었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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