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를 요구합니다"
순항 중이던 tvN 월화 드라마 '크로스'가 절반을 남기고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주연배우 조재현이 과거 성추문 사실이 까발려져 논란의 중심에 선 것.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탄탄하게 확보한 '크로스'로서는 최악의 상황이다.
조재현은 24일 "고백하겠습니다. 전 잘못 살아왔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정말로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라며 자신의 과오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일회성 사과만으로 뿔난 민심을 다독거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미투 운동과 피해자들의 폭로로 조재현의 과거 성추행 사실을 알게 된 '크로스' 시청자들은 그의 하차를 종용하고 있다.
tvN 측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기에 즉각 입장을 내놓았다. "해당 배우의 하차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다"며 "해당 배우가 맡은 극 중 배역 캐릭터를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해당 드라마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알렸다.
그러나 '크로스'에서 조재현이 맡은 역할의 비중은 고경표와 투톱 수준이다. 당장 교통사고로 캐릭터를 죽이거나 해외로 보낸다는 설정이 우스울 만큼 '크로스'에서 그가 분한 고정훈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조재현의 하차를 부르짖고 있다. 그의 실명 폭로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시청자들은 '크로스' 게시판에 "성범죄자가 방송에 안 나왔으면 한다", "대본 교체 말고 배우 교체하자", "당장 하차하세요" 등의 항의글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진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청자들의 요청을 십분 이해해 자연스러운 배우 하차를 이끌어야 하는데 촬영 중반, 게다가 핵심 캐릭터의 마지막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심에 빠진 것. 당장의 통편집은 어려울 터다.
조재현이 작품과 동료들, 스태프들과 시청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고경표 전소민 등 까마득한 후배들 앞에서 이보다 더 민망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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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로스',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