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초반, 최지만(27·밀워키)의 기세가 매섭다. 2경기서 6타석 4타수 2안타 2볼넷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최지만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템피의 디아블로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에인절스 원정 경기에 3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 4타석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최지만은 전날(24일) 1안타 1볼넷에 이어 2경기 4출루로 인상을 남겼다. 밀워키는 9회 끝내기로 5-6 패했다.
최지만은 지난 1월 밀워키와 총액 150만 달러(약 16억 원)에 스플릿 계약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한국인 야수 최초로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고, 13팀과 협상 끝에 밀워키행을 결정했다.
최지만은 스프링캠프에서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공평한 선발 기회 보장'을 옵션으로 요구했다. 밀워키에서도 이를 받아들였다. 최지만으로서는 지난해 파란을 일으킨 에릭 테임즈는 물론 헤수스 아귈라와 1루수 자리를 두고 경합해야 한다.
쉬운 상황은 아니다. 최지만은 전날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선발 제외됐다. 그러나 6회 대수비로 투입, 1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25일 에인절스전 선발 출장했다. 이날 에인절스 선발은 오타니 쇼헤이. 공교롭게도 이날 미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그였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최지만은 "오타니와 만나는 게 설렌다. 긴장되는 건 없다"라며 "어떤 결과일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일본 취재진은 물론 미 전역에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지만으로서는 눈도장을 찍을 기회였다.
최지만은 1회 1사 2루, 첫 타석을 맞았다. 최지만은 제구가 되지 않은 볼 세 개를 침착하게 지켜봤다. 볼카운트 3B. 최지만은 4구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오타니의 5구를 골라내며 1루까지 걸어갔다. 후속 매니 피냐 타석에서 오타니의 폭투와 포수 마틴 말도나도의 송구 실책이 겹쳤다. 비야르가 홈을 밟았고 최지만은 3루까지. 그러나 최지만은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최지만은 팀이 2-3으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섰다. 마운드에는 세 번째 투수 짐 존슨. 최지만은 침착하게 승부를 펼쳤으나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밀워키는 4회 닉 프랭클린과 조나단 비야르가 각각 1타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2사 1·3루, 에인절스는 이번에도 최지만 타석에서 투수를 바꿨다. 블레이크 우드가 물러나고 타일러 월모스가 등판했다. 최지만은 월모스 상대로 침착히 승부를 이어갔다. 그의 5구를 제대로 걷어올렸으나 타구가 뻗지 않았다. 결국 우익수 플라이. 최지만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최지만의 기회는 계속됐다. 그는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옆 꿰뚫는 2루타를 때려냈다. 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기록한 최지만은 대주자 웨스턴 윌슨과 교체됐다.
이제 막 첫 삽을 떴을 뿐이지만 활약해서 나쁠 건 전혀 없다. 최지만의 순조로운 밀워키 생활이 시작됐다. /ing@osen.co.kr
[사진] 템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