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현재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의 '마성의 나래 BAR'(이하 나래바)에서 활약 중인 이용진, 박나래, 황제성은 그 누구보다 공개 코미디를 사랑하고, 또 지키고 싶어 하는 이들이었다. '위기의 공개 코미디' 시대를 사는 개그맨으로서 어떻게 하면 후배들에게 무대의 기회를 이어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행동하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이는 혼자가 아닌 셋이 함께여서 더욱 든든하게 다가왔다.
◆"공개 코미디, 아직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저희가 공개 코미디계의 중간 허리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은 허리도 중요하지만 밑에 다리도 중요하고 위에 머리도 중요하잖아요. 든든한 후배들이 다리처럼 뛰어줘야 하고 우리도 허리처럼 받혀줘야 하고 또 선배들이 머리처럼 봐줘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역시 후배들이 많이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만약 저와 제성 형이 나중에 스타가 된다고 해도 나래처럼 코미디는 놓지 않을 거예요."(이용진)
"예전에 '안 좋은 생각하면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금방 잊어버린다'고 답한 적이 있어요. 사실 제가 성대 결절을 걸린 적도 몇 번 있는데 그래도 코미디는 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예능 같은 경우는 관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개그에서 트렌디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일주일에 한 번씩 무대를 짜서 올리면 요즘 트렌드를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 공개 코미디에요. 또 같이 회의를 하니까 저 혼자 생각하는 것보다 좋은 효과와 힘을 얻을 수 있고요. 하는 것과 안 하는 건 차이가 크더라고요."(박나래)
"건담으로 예를 들면, 건담을 만든 뒤 구경꾼들에게 보여줄 때 '그걸 왜 만들고 있어?'라는 사람들이 대다수죠. 하지만 사진도 찍으면서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분명 존재해요. 공개 코미디도 마찬가지예요. 코미디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이용진)
"앞에 두 사람이 다 말해버렸네요. 세미콜론, 이하 동문입니다."(황제성)
◆"박나래가 우리나라 개그 수위를 높였다."
나래바의 최고의 특징을 꼽자면 '이거 방송에 나가도 되나?' 싶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수위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감금'의 소재를 덜하지도 지나치지도 않게 잘 풀어내 열혈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를 입증하듯 나래바는 '코빅' 내에서도 꾸준히 상위권 순위를 지키며 안정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현재 지상파 예능에서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나래로서는 결고 쉽지 않은 도전인 셈이다.
"나래가 우리나라 개그 수위를 올렸다고 생각해요. 좀 더 미국식 개그로 갈 수 있는데 아슬아슬하게 아직 그 선을 안 넘고 있죠. 개그라는 게 사실 주관적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는 좀 마니악 한 것 같아요. 저희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나래바만 본다고 하시더라고요."(황제성)
"사실 시청자분들 중 MBC '나 혼자 산다'의 박나래를 좋아해도 나래바의 박나래는 안 좋아하실 수 있죠. 지금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나래에겐 '좀 그렇지 않겠어?' 싶은 부분도 있는데 나래는 '괜찮아. 이건 개그니까'라고 말해요. 경계를 확실히 해두고 이런 개그를 싫어하시는 분들을 억지로 잡으려고 하지 않으니까 저희의 색깔도 지킬 수 있고요. 그런 구분을 명확히 해놓고 코미디에도 출연하는 나래가 대단한 것 같아요."(이용진)
◆"최고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용진, 박나래, 황제성은 인터뷰 중, 찰떡 호흡을 엿볼 수 있는 입담을 뽐내 웃음을 주도했다. "저와 최고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박나래의 자신감이 이해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날 서로를 향한 강한 신뢰감을 숨기지 않고 보여줬던 세 사람. 함께 있어 더욱 빛나고 있는 이들에게 나래바의 향후 관전 포인트와 각자의 활동 계획에 대해 물었다.
"저와 제성이 형이 현재 팟캐스트를 진행 중이에요. 반응이 괜찮은 편이죠. 또 이번에 나래바를 같이 하면서 함께 일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형은 제게 중요하고 소중한 존재라 꼭 잘 되는 걸 보고 싶어요. 나래는 현재 대한민국 개그우먼 중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해요. '2017 MBC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로 올랐을 때, 본인은 당황한 듯 보였지만 전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나래는 그만큼 노력했거든요. 그래서 나래가 자신의 존재감을 좀 더 높게 평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전 오는 4월 잠시 스리랑카로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그곳에서 뭔가 얻고 싶어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개발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이용진)
"제가 이 두 명에게 너무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없으면 당장 코미디를 하기 힘들 것 같아요.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죠. 두 사람이 있어서 공개 코미디를 할 수 있었고, 또 저와 최고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에요. 저는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을 열심히 하면서 사고 안 치고 건강관리 잘 해서 앞으로도 계속하겠습니다. 또 지치지 않고 더 웃길 수 있는 사람이 될게요"(박나래)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인데 일까지 같이 하니까 정말 좋아요. 누가 잘 돼도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모습이 좋고요. 동생들이지만 저도 응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이 친구들을 만나면서 제 삶이 많이 바뀌었거든요. 폐쇄적인 편이었는데 활동적으로 변했죠. 그래서 우리의 지금 이 모습이 오랫동안 유지됐으면 해요. 식상한 이야기지만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고요. 아까 말했듯, 2018년은 타인의 삶을 살 예정이랍니다. 또 올해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MBC '라디오 스타'에 도전해 볼까 싶어요. 참, 제가 출연한 웹드라마 '빙상의 신'이 최근 공개됐는데 많은 시청 부탁드릴게요."(황제성)
끝으로 세 사람은 나래바의 향후 관전 포인트에 대해 "선을 넘을지 안 넘을지 모르는 그런 아슬아슬한 재미, 하지만 결국 그 선을 넘었을 때의 짜릿함이다"라고 설명해 기대감을 높였다. (인터뷰③로 이어집니다) / nahee@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