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K의 포수진 구상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이재원이 주전으로 나서고, 이성우 혹은 허도환이라는 베테랑 포수가 백업으로 뒤를 받친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대개 두 명의 포수로 1군 엔트리를 짜곤 했다.
하지만 퓨처스팀(2군)에서는 또 하나의 기대주가 이 틀을 깰 수 있다고 기대 중이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제대한 이윤재(29)가 그 주인공이다. 이윤재는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되고 있는 SK 퓨처스팀 전지훈련에서 호평을 받으며 2018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계속 평가가 좋아지는 유형의 선수가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윤재가 그런 가능성을 품고 있다.
김무관 퓨처스팀 감독이나 김필중 퓨처스팀 배터리코치가 주목하는 부분은 기본기다. 포수 포지션상 기본기가 가장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김필중 코치는 “공·수 모두에서 기본기가 좋은 선수다. 파이팅 넘치는 스타일로 리더십도 훌륭하다. 이재원에 뒤지지 않는 포수라고 생각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이윤재는 상무에 가기 전 ‘박경완의 남자’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2군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경완 현 SK 배터리코치는 이윤재를 집중적으로 육성했었다. 박 코치는 당시 “부족한 점은 많지만 그래도 키워볼 만한 자원”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윤재 또한 “당시 2군 주장으로 기회를 많이 주셔서 경험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이 늘었던 기억이 있다”고 떠올렸다.
공격이 다소 약한 부분이 있었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 62경기에서는 타율 3할4리, OPS(출루율+장타율) 0.873을 기록하는 등 한층 나아진 성적을 냈다. 이윤재도 “상무에서 심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많은 부분을 보완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팀을 떠나 있던 2년을 돌아보면서 “지난 해 마무리캠프에 갔을 때도 여러 가지를 배웠다. 부족한 점이 있어 2군 캠프에 온 만큼 이를 보완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윤재는 상황에 대처하는 순간적인 스피드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포수인 만큼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더 신뢰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불펜피칭 때도 큰 소리로 투수들의 사기를 북돋는 등 캠프 리더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소화하고 있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를 싫어하는 지도자는 없다.
SK의 포수 경쟁은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3군 경기조차 제대로 못했던 시기에서 벗어났다. 이윤재는 물론 1군 캠프에 간 임태준을 비롯, 권기영 전경원이라는 잠재력 있는 포수들도 입단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누구 하나 부상을 당하면 무혈입성할 수 있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 이는 최근 SK가 가장 크게 달라진 지점으로도 뽑힌다.
하지만 이윤재는 팀 내 포수진 상황에 대해 “가기 전과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경쟁하는 것은 똑같다”라면서 “부상 없이 1군에 올라가는 것이 올해 목표다. 지금은 2군 캠프에 있지만 시즌 때는 1군에 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다시 경기장으로 뛰쳐나갔다. 아직은 2월이라는 것을 이윤재는 잘 알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