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가 17년 만에 완전체로 팬들과 만났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토토가3 2탄에서는 해체 후 17년 만에 첫 재결합 무대를 통해 팬들 앞에 선 H.O.T.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공연을 앞둔 멤버들은 긴장과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연습 후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멤버들은 “기분이 이상해. 그날 어떤 분위기일지 상상이 안 간다”며 “다 예전처럼 자기 롤을 하고 있구나 다 똑같이 옛날처럼 하고 있는 걸 보면서 그 때 실감나더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들의 연습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춤 담당 장우혁은 발목 인대 부상으로 깁스를 한 채 연습을 해야 했고 무릎 부상을 입은 토니는 고통을 호소하며 연습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멤버들은 “이렇게 연습을 하고 있지만 5명이 무대에 올라가 있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정말 오랜만에 무대에서 팬분들이랑 같이 만나는 거니까 되게 설레고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침내 공연 날이 다가왔고 의상부터 헤어스타일까지 17년 전으로 완벽하게 돌아간 멤버들은 “다시 데뷔를 하는 느낌이다. 진짜 17년 전 같다. 끝이 아닌 시작이 되는 무대가 되길”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팬들 역시 1996년으로 돌아가 흰 풍선과 우비로 무장하고 눈물로 멤버들을 맞았다.
드디어 완전체로 무대에 선 H.O.T.는 데뷔곡 '전사의 후예'를 시작으로 '캔디', '행복', '빛', 'We Are The Future', '아이야', '우리들의 맹세', '너와 나’를 차례로 선보였다. 팬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멤버들 역시 마지막 곡 ‘너와 나’를 부를 때는 목이 메어 노래를 부르지 못했다. 공연이 끝난 후 멤버들은 아쉬워하며 “너무 늦게 와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시 이렇게 무대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어서 좋고 멤버들에게 용기 내줘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그날까지 같이 마음속에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팬들은 “기다릴게 H.O.T.”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이렇게 해체 후 6189일 만에 이뤄진 H.O.T. 무대가 끝난지만 “저희가 심각하게 이야기를 해볼게요”라는 장우혁의 말처럼 또 다시 H.O.T.의 완전체 무대를 앞으로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