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의 한화 캠프. 신임 한용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의 올해 스프링캠프는 보통 오후 2시 반에서 오후 3시 정도면 캠프 훈련이 끝난다.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풍경.
이날 오후 2시반, 팀 전체 훈련이 끝났다. 타자들이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기는 동안 김태균과 송광민은 배트를 들고 배팅 케이지로 향했다. '특타' 훈련이었다.
한용덕 감독은 이날 훈련 정리 미팅에서 "내일 휴식일인데, 오늘은 엑스트라 훈련 없이 다들 빨리 들어가서 쉬어라"고 했다. 그럼에도 김태균과 송광민은 특타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김태균은 "최근 연습경기를 하느라 타격 훈련량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타격감을 조금 익히고 싶어서 친다고 얘기했다. 원래 오늘 훈련 끝나고 특타가 예정돼 있었는데, 감독님이 안 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치고 싶어서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김태균과 송광민은 교대로 배팅 케이지에 들어가 배팅볼을 쳤다. 그러자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수석코치가 배팅 케이지 옆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며 한 두 마디를 건넸다.
한용덕 감독은 "너희 두 명이 치는데 외야에 나가 서 있는 코치 숫자를 봐라. 다 나가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코치들과 훈련을 돕는 스태프들이 타구를 모으기 위해 외야 펜스 앞에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한 감독과 장 코치는 두 선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특타가 진행됐다. 스스로 필요를 느껴 자청한 특타는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
송광민의 타구는 계속해서 펜스 너머로 뻗어나갔다. 3연속 홈런 타구가 나오기도. 122m인 한가운데 펜스 뒤쪽에 있는 전광판 상단을 맞혀 지켜보던 이들이 모두 탄성을 내뱉기도 했다. 김태균은 송광민의 타구를 보며 "주눅 들어서 광민이랑 같이 못 치겠다"고 농을 쳤다.
그러자 송광민은 "1살 젊은 내가 (힘에선) 낫죠"라며 웃으며 자신감을 보였다. 땅볼 타구를 친 김태균은 "광민이 타구를 보고 힘들어갔다"는 타박을 받기도 했다. 김태균도 홈런 타구가 제법 나왔다. 케이지 안의 타자는 공에 집중하는 모습, 케이지 밖의 감독과 수석코치, 대기 타자는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두 선수의 특타는 20분 정도 걸렸다. 김태균은 "배팅볼 70~80개 정도 친 것 같다"며 땀을 훔쳤다. 1구 1구 집중해서, 자신의 타격 밸런스를 체크하면서 땀흘린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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