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Me Too] 조재현, 성추행 부인에서 사죄까지..치욕의 24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8.02.24 22: 20

"저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
성추행 의혹 제기부터 사실상의 연예계 은퇴 발표나 다름없는 사죄까지, 조재현이 잇따른 피해자 고발에 못이겨 고개를 숙이는데는 꼬박 24시간이 걸렸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불고 있는 이른바 ‘미투 운동’(#Metoo, 나도 당했다)의 또 다른 결과물이다. 
연기파 중견배우 조재현의 이름이 온라인상에 떠들썩하게 거론된 것은 지난 23일께. 유명배우 A 혹은 J 등의 이니셜로 성추행 전력을 의심받던 조재현은 배우 최율의 공개 저격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최율은 이날 자신의 SNS에 조재현 사진을 올리며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은 못하지만 변태XX들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라고 주장했다. 

 
이니셜 뒤에 숨어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던 조재현이 궁지에 몰린 순간이었다. 조재현 소속사는 "상황 파악 중"이라고 했지만, 입장 발표는 늦췄다. 와중에 사태는 계속 악화됐다. JTBC '뉴스룸'에서 조재현과 극단에서 함께 일하던 피해자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한 것이다.  
A씨는 "혼자 앉아 있잖아요. 그럼 갑자기 (조재현씨가) 나타나서 뒤에서 손을 넣는다든지. 이런 짓을 계속했다"며 "(극단 대표가) 여기서 있었던 일은 다 잊으라고 얘기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봉투를 내밀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재현을 연상케 하는 추가 폭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결국 조재현은 대중 앞에 무릎을 꿇었다. 24일 오후 그는 장문의 심경 고백을 했다. 성추행 인정이 늦은데 대한 변명이자 사죄였고 은퇴를 암시한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처음 저에 대한 루머는 극장주 겸 배우라고 거론하며 '막내 스태프를 무릎 위에 앉히고 강제로 키스를 했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과 다른 면이 있어서 전 해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다른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 역시 당황스러웠고 짧은 기사 내용만으로는 기억을 찾기 힘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건 음해다’라는 못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또한 사실과 다른 내용의 추측성 기사도 일부 있어 얄팍한 희망을 갖고 마무리되길 바라기도 했다. 반성보다 아주 치졸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다. 전 잘못 살아왔다. 30년 가까이 연기생활하며 동료, 스태프,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다. 저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
그의 해명만을 기다리던 드라마 '크로스' 제작진은 허탈감에 빠졌다.  ‘크로스’ 측은 조재현의 입장 발표 후 “해당 배우의 하차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습니다. ‘크로스’에서 해당 배우가 맡은 극 중 배역 캐릭터를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해당 드라마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조재현의 하차를 선언했지만 ‘크로스’ 측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 ‘크로스’는 8회까지 방영이 됐고 조재현이 연기한 고정훈 역은 드라마에서 고경표가 연기하는 강인규 역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 향후 스토리 전개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 nahe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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