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논란'의 김보름이 이번 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도입된 매스스타트 레이스를 마쳤다.
김보름은 24일 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서 마지막 바퀴를 2위(40점)로 골인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카기 나나(60점, 일본)가 금메달, 이레네 슈하우텐(20점, 네덜란드)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보름은 경기 후 태극기를 들었다가 이내 관중석을 향해 큰절부터 올렸다. 그동안의 논란에 대한 반성의 의미였다. 방송 인터뷰도 메달을 따낸 선수답지 않았다.
김보름은 "생각나는 말이 죄송합니다 밖에 안떠오른다"면서 "경기는 힘들었지만 관중들께서 열심히 응원해줘 최선을 다해 경기했다"고 밝혔다. 또 팀추월과 관련해 "내가 물의를 일으킨 거 같아 반성하고 있고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은메달의 반가움보다는 그동안의 논란이 얼마나 크게 와닿았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시즌 김보름은 좋지 않았다. 3차례 월드컵에서 동메달 하나에 그쳤다. 세계랭킹도 10위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여전한 메달 기대주로 꼽혔다. 상위랭커에 오른 경험 때문이었다.
김보름은 지난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에 4차례 출전해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김보름은 이번 대회 들어 '메달 가능성'보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박지우, 노선영과 팀을 이룬 여자 팀추월 예선을 통해 '노선영 왕따설'의 중심에 섰다.
김보름은 팀추월 예선 후 인터뷰 태도 논란으로 질타를 받았다. 마지막 주자 노선영의 탓으로 돌리는 내용은 분노를 불렀다. 많은 이들이 팀워크가 생명인 팀추월이란 점에서 여론은 김보름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민청원까지 올라간 상태다.
김보름은 기자회견까지 열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온전히 훈련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였다. 더구나 이번 논란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다. 노선영이 어떻게 입을 여느냐에 따라 또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김보름이 이런 모든 논란 속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것은 축하받을 만 하다. 하지만 앞으로 논란을 어떻게 수습할지도 관건이다. 이날 목에 건 은메달은 김보름이 선수로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논란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였다는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할 듯 하다.
한편 매스스타트는 16바퀴(6400m)를 돌아야 한다. 결승선을 통과한 1~3번째 선수에게 60점, 40점, 20점이 부여된다. 또 4, 8, 12바퀴마다 중간 1~3번째 선수에게 5, 3, 1점을 준다. 이 점수들을 종합해 순위를 가리게 된다. /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