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힘과 권력이 만들어낸 대참사다. 연일 터져나오는 참담한 성추문은 대중에게 흥미보단 안타까움으로 다가간다. 있어서는 안 될, 성추문에 연예계가 발칵 뒤집혔다.
연출감독 이윤택, 배우 조민기 조재현, 래퍼 던말릭, 영화감독 조근현, 뮤지컬 감독 윤호진 등이 잇따라 성추문에 휘말렸다. 조재현, 던말릭, 윤호진, 이윤택은 입장문, 기자회견, SNS 사과문 등 각자의 방식으로 사과했고, 조근현은 미국에 체류하고 있으며, 조민기는 추문 일체를 부인하며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의 성추문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피해자들의 꽤나 큰 용기가 기반된 행동에서 시작됐다. 성추행을 당한 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미투운동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법조계 연극계 등을 시작으로 미투운동이 시작된 것.
이렇듯 용기 있는 자들을 시작으로 미투운동이 이어지면서 우리는 한가지 씁쓸한 사회 단면을 접하게 됐다. 성추문에 대처하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힘과 권력의 무게가 뚜렷하게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캐스팅을 하는 감독과 캐스팅을 당하는 배우, 가수와 팬, 교수와 학생, 배우와 스태프 등 이들의 관계는 '갑을'로 표현해도 될 정도다.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도 이제서야 목소리를 낸 이유에 대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잘못된 일인줄 알면서도 목소리를 냈다가 불이익, 피해를 받을까봐 길게는 수 년 간을 참아왔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일상생활에서도 후환이 두려워 피해를 입고도 말하지 못한다는 고백 줄 잇는다. 그야말로 힘과 권력이 만들어낸 '대참사'다.
이 과정에서 미투운동은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지도 못했던 이 사회에 균열을 내고 있다. 권력을 쥐고 부당한 일을 저지르는 이들이 약자들의 눈치라도 보게 되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변화는 일어날 것이다. 이는 미투운동이 단순히 폭로전에서 그치지 않고 확실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정확하게 매듭지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jeewonjeo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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