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이 자신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실명이 거론된 폭로글부터 입장 정리 및 발표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조재현의 이름이 온라인상에 떠들썩하게 거론된 것은 지난 23일이다. 최근 문화 예술계에는 이른바 ‘미투 운동’(#Metoo, 나도 당했다)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성추행 관련 폭로다.
이전까지는 유명배우 A씨, 혹은 J씨라는 이름으로 온라인상에 폭로글에 게재됐는데, 배우 최율이 조재현의 프로필 사진을 올리며 공개 저격하면서 그의 실명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23일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은 못하지만 변태XX들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라고 주장했다. 이글이 빠르게 유포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시켰다.
그러나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신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터뷰가 보도됐고, 조재현은 온라인상에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최근 tvN ‘크로스’에 출연 중이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떳떳하다면 부인해야 했고, 맞다면 사과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
조재현 소속사 측은 “확인 중이다”에 이어 “오늘(23일 기준) 혹은 내일 중으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긴 기다림 끝에 오후 5시 40분께 입장을 발표했다. 조재현은 “처음 저에 대한 루머는 극장주 겸 배우라고 거론하며 '막내 스태프를 무릎 위에 앉히고 강제로 키스를 했다’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과 다른 면이 있어서 전 해명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이후 다른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 역시 당황스러웠고 짧은 기사 내용만으로는 기억을 찾기 힘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건 음해다’라는 못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또한 사실과 다른 내용의 추측성 기사도 일부 있어 얄팍한 희망을 갖고 마무리되길 바라기도 했다. 반성보다 아주 치졸한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이라고 왜 입장이 늦어졌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전 잘못 살아왔다. 30년 가까이 연기생활하며 동료, 스태프,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다”며 “저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크로스’ 제작팀은 “조재현 씨의 소속사 입장 발표에 따라 해당 배우의 하차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결정이 있었다. ‘크로스’에서 해당 배우가 맡은 극 중 배역 캐릭터를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해당 드라마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크로스’를 아껴주시는 시청자분들께 불편함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촬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배우 이명행 사건이 터진지 보름이 되어가고 있다. 유명 영화배우 A씨에 이어 영화제작자 B씨 그리고 연극배우 겸 교수 C씨까지 ‘미투’ 폭로가 연달아 터졌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까지 극단에 몸을 담았던 한 배우는 “이런 경우가 빈번했던 걸로 알고 있다. 아마 (폭로글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며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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