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이 성추문을 인정하고 사과, 그리고 드라마에서도 하차가 결정됐다. 충격적인 이틀이었다.
조재현의 성추문은 지난 23일 배우 최율이 자신의 SNS에 포털사이트의 조재현 프로필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은 못 하지만 변태들 다 없어지는 그날까지”라며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율이 직접 조재현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재현 소속사 측도 “상황 파악 중”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날 JTBC ‘뉴스룸’을 통해 공개된 피해자 A씨의 인터뷰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피해자 A씨는 “혼자 앉아 있잖아요. 그럼 갑자기 (조재현씨가) 나타나서 뒤에서 손을 넣는다든지. 이런 짓을 계속했다”며 “(극단 대표가) 여기서 있었던 일은 다 잊으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봉투를 내밀었다”고 했다.
피해자 A씨의 소름 끼치는 증언이 공개됐고 다음 날인 24일 오전에도 조재현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오후까지도 “아직 입장 정리가 안됐다”고 했다.
이후 2시간 뒤 조재현이 소속사 측을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재현은 “전 잘못 살아왔습니다. 30년 가까이 연기생활하며 동료, 스태프,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습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는 죄인입니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며 “전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제 자신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일시적으로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모든 걸 내려놓겠습니다. 지금부터는 피해자분들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제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정말로 부끄럽고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런데 그가 출연 중인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가 문제였다. ‘크로스’는 지금까지 8회가 방송, 반절 정도가 전파를 탔는데 드라마도 절정을 향해 달리고 있는 데다 제작진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건 조재현이 극 중 주인공으로 비중이 큰데 현 문제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조재현이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입장을 발표한 후 곧바로 조재현의 하차 소식을 전하며 “‘크로스’에서 해당 배우가 맡은 극 중 배역 캐릭터를 고려해 최대한 빠른 시기에 해당 드라마에서 빠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틀 동안 벌어진 조재현 성추행 폭로부터 인정과 사과, 그리고 드라마 하차까지, 조민기에 비하면 빠른 사과였지만 충격적인 건 마찬가지다. /kangsj@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