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에 휩싸인 조민기를 둘러싼 추가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민기는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조민기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지 닷새째, 조민기를 둘러싼 추가 폭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청주대학교 학생들은 실명으로, 혹은 익명으로 조민기를 향한 폭로를 쏟아내고 있고, 급기야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11학번 졸업생·재학생들 역시 공동성명을 내고 “조민기의 성폭력은 사실이다”라고 조민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조민기는 지난 몇 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 한 혐의로 학내 조사를 받았고, 그 결과 혐의가 인정돼 청주대학교 교수직을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대학교 측은 조민기에게 ‘품위 손상’을 이유로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지만, 조민기 측은 이에 반발하며 “명백한 루머다.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민기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했다”, “수고했다고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 “내 딸이랑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조민기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은 조민기의 발언에 공분하며 폭로를 쏟아냈다.
오늘(24일)도 조민기를 향한 폭로는 이어졌다. 한 학생은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앞서 저보다 먼저 용기내 글을 올려준 학생들이 쓴 내용들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교를 다니는 내내 저희는 조민기 교수의 눈치를 봐야했고, 그는 마치 안덕벌과 예대가 자신의 왕국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가 사용하는 영어이름을 따서 저희는 암암리에 우리 학교를 ‘밍키 월드’라고 불렀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컸고 학교에서 그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위를 할 경우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대놓고 불링을 당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청주대학교 11학번 학생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은 사실이다. 현재까지 나온 모든 증언들이 사실”이라고 밝히며 계속된 폭로의 진위 여부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폭력을 고발한다”며 “조민기교수에게 청주대학교 동문 및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조민기를 규탄했다.
조민기는 차기작이었던 OCN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한 후, 묵묵부답으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을 향한 사과도 없었다. 때문에 사과는 청주대학교의 몫이 됐다. 청주대학교는 두 번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교수평의회는 22일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 이상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수 사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사과했다. 다음날인 23일에는 청주대학교 정성봉 총장이 “지성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당하는 충격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하여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으며,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공동성명을 발표한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11학번 학생들 역시 고개를 숙였다. 38명의 학생들은 “2011년도부터 수많은 성폭력 및 성희롱 피해자들을 지켜봐왔습니다. 침묵하고 방관하며 또한 무심했던 지난날의 우리들은 제2, 제3의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데 있어 모두가 책임을 진 가해자였음을 인정하고 고개 숙여 사과의 말을 전한다. 죄송하다”며 “청주대학교 동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무한한 사죄의 마음을 갖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다시는 성추행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폭로에 폭로가 줄을 잇고 있는 지금, 침묵이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다. 무엇보다 진실된 조민기의 입장 표명이 필요할 때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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