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이대 백반집에 이어 필동 멸치국수집의 변화를 위해 대결을 자청했다. 분명 백종원에게는 별 이득이 되지 않는 대결이다. 백종원이 이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만약의 경우 지기라도 한다면 백종원의 커리어에 오점이 남을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백종원이 '또' 진땀 나는 대결을 자청한 이유는 뭘까.
백종원은 지난 2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필스트리트 골목상권 사장님들을 위한 솔루션을 진행했다. 스테이크 집에 이어 멸치국수 집을 찾은 백종원은 원가를 절반으로 줄이는 육수 비법을 전수하려 했다.
하지만 사장은 자신의 육수가 제일 맛있다며 백종원에게 반기를 들었다. 결국 백종원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육수 대결'을 펼쳤다. 백종원은 기존 멸치 한 박스에서 반 박스만 사용해 육수를 만들었다. 내장을 제거하고 4시간을 끓여 만든 육수였다.
반면 사장은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 2시간을 끓였다. 여기엔 매운 맛을 내기 위한 고추가 들어갔다. 처음엔 막상막하였다. 백종원의 육수는 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계속 먹고 싶게 만들었다. 반면 사장의 육수는 칼칼하지만 쓴 맛이 났다. 내장을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
결국 백종원은 7대 4로 승리한 뒤 "사장님을 설득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라며 무척이나 기뻐했다. 백종원은 지금껏 자신이 오랜 시간 터득한 방법을 아낌없이 공개하고 전수해왔다. 이는 '푸드트럭'때도 '골목식당'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로지 제대로 된 음식을 손님들에게 팔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
특히 '골목식당'에서는 골목 상권을 살리기 위해 가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의 과정을 거쳤다.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그 때마다 백종원은 진심을 다했다. 이번 대결 역시 마찬가지다. 원가를 절감하고 음식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사장을 설득시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대결을 할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한 것.
'골목식당' 필스트리트 편을 담당하고 있는 정우진 PD는 최근 OSEN에 "백종원 대표가 제시한 방법이 낫고 효율적이라는 것을 사장님이 인정하게 하려면 대결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대결을 자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왜 내가 남의 주방에서.."라며 툴툴거리긴 하지만, 매사 음식을 대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지한 백종원이 있어 더욱 탄탄해져가는 '골목식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