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류현진(31·LA 다저스)이 첫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장에는 그의 아내 배지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도 함께였다. 이 커플을 지켜본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농담으로 라이브 피칭을 앞둔 류현진의 긴장이 한결 풀렸다.
류현진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첫 라이브 피칭을 시도했다. 트래비스 타이욘과 유스니엘 디아스, 드루 잭슨 등 초청 선수 세 명을 두 번씩 상대했다. 당초 1이닝만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류현진이 2탈삼진을 섞어 12구 만에 세 타자를 상대한 바람에 한 바퀴를 더 돌았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류현진은 속구와 투심, 체인지업을 섞어 21구 던지며 여섯 타자 상대를 깔끔히 마쳤다.
류현진은 라이브 피칭에 앞서 불펜에서 20구를 던진 뒤 캐치볼에 나섰다. 류현진이 캐치볼에 한창일 때,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가 훈련장을 찾았다. 배지현 아나운서와 류현진은 지난 1월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배지현 아나운서가 훈련장을 찾은 건 이날이 처음. 류현진도 아내가 찾아온 걸 알았지만 훈련에만 집중했다. 배지현 아나운서의 부름에도 답하지 않으며 캐치볼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멈춰세웠다. 라이브 피칭 장소로 이동하던 로버츠 감독은 배지현 아나운서를 발견했다. 그러자 짓궂은 목소리로 류현진을 부르며 배지현 아나운서와 인사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사진을 봐서 얼굴을 알고 있었다"라며 "내 생각에 류현진은 행운아인 것 같다"며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이 얘기를 들은 배지현 아나운서는 파안대소하며 "나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로버츠 감독은 릭 허니컷 투수코치도 불러세웠다. 그는 배지현 아나운서와 허니컷 코치에게 서로를 소개하며 마냥 웃기 바빴다. 허니컷 코치 역시 "류현진은 럭키 가이다"라고 똑같은 말을 던졌다.
로버츠 감독은 "만일 류현진이 당신에게 잘못한다면, 나에게 얘기하라"며 귀여운 엄포를 놨다. 류현진도 잠시 캐치볼을 멈춘 뒤 이를 지켜보며 밝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라이브 피칭을 앞둔 상황에서 다소간의 긴장을 풀어줄 만한 유쾌한 해프닝이었다.
류현진은 "결혼을 하니까 집에 돌아가면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 신기한 경험이다"라며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든다는 게 뭔지 알 것 같다"고 밝혔다.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류현진에게는 이만한 지원군이 없을 듯하다. /ing@osen.co.kr
[사진]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