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LIVE] 김현수 "우승, 생애 가장 행복한 경험…LG에서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24 05: 55

'타격 기계' 김현수(30·LG)가 돌아왔다. 그의 시선은 우승에 맞춰져있다.
KBO리그 10년 통산 타율 3할1푼8리. 타격 기계라는 별명이 어울렸다.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정상급 성적을 낸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볼티모어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거가 됐다. 2년간 통산 타율 2할7푼3리. 볼티모어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필라델피아에 트레이드됐지만 반전은 없었다. 김현수는 결국 LG와 계약하며 다시 KBO리그에 돌아왔다.
# "실패자 발언, 철이 없었다"

시계를 잠시 과거로. 2015년 12월,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토록 소망하던 메이저리그 무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 김현수는 계약을 마무리한 뒤 귀국,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현수는 "미국에서 월드시리즈 우승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 한국에서 은퇴를 한다면 실패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패기 넘치는 발언이었다.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현실은 김현수의 생각과 달랐다. 김현수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는 현실이 되자 낯빛을 차갑게 바꿨다. 마음처럼 풀리는 게 없었고, 결국 국내 복귀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현수의 표현대로면, 그는 실패자가 된 셈이다.
여기서 궁금한 점. 과연 그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실패로 단정할 수 있을까. 무언가 얻은 게 있다면 지난 2년은 앞으로 그의 인생에 자양분이 될 것이다. 김현수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무슨 일이든 얻는 게 있다. 체력과 루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미국 진출 전까지만 해도 과거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면 지금은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둔다. 폼을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많지 않다. 그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2년을 헛되게 보낸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패자 발언 탓에 김현수 향한 여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현수가 감내할 몫이다. 그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것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다. 그땐 어렸고, 말이 섣불렀다. 그래도 뱉은 말은 지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팬들이 비판하시는 것도 당연하다. 앞으로 내가 견뎌야 할 부분이다"라고 반성했다.
# "우승? 생애 최고의 경험"
그의 프로 생활에서 우승은 단 한 번, 2015년 두산 시절이다. 리그 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던 커리어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다. 한 번 맛을 봤기에 그 달콤함을 더 잘 안다. 그는 "2015년을 돌아보면, 솔직히 어느 팀에도 가고 싶지 않았다. 그저 두산에 남고 싶었다. 꿈 때문에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지만 그 꿈을 망설일 만큼 행복했던 순간이다. 단언컨대,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다"라고 회상했다.
우승과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만 잡을 수 있다면 김현수는 우승을 택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승을 하면 개인 성적도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이 선수도 잘했고, 저 선수도 잘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며 우승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한 선수에게 4년간 115억 원을 안겨주는 건 구단 전체의 성과가 달린 사업이다. LG가 김현수를 데려온 이유는 자명하다. 가시적인 성적을 바라기 때문이다. 김현수가 타율 3할5푼을 치더라도 지난해처럼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다면 LG의 투자는 실패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 김현수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LG에서 바라는 건 오직 하나, 우승이다. 우승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타율이 얼마, 홈런이 몇 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수보다 우승 DNA가 풍부한 이들이 있기에 부담은 덜하다. "우승을 많이 해본 건 아니다. 하지만 감독님을 비롯해 (차)우찬이처럼 우승에 익숙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정상에 서고 싶다". 그렇다고 우승이 '막연한 희망'이나 '꿈'은 아니다. 김현수는 "LG가 적어도 지난해보다 높은 순위에 오르는 건 당연하다. 생애 최고의 경험을 LG에서 또 한 번 맛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타격 기계는 메이저리그에서 엔진을 멈췄다. 이제 KBO리그에 돌아온 기계는 서서히 예열 중이다. 김현수의 2018시즌은 어떨까.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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