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모두 꺾은 여자 컬링...불모지서 올림픽 주인공 된 '팀킴'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2.24 08: 25

10경기 9승 1패. 불모지인 한국 여자 컬링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서 꽃을 피웠다.
김은정 스킵(주장)을 필두로 김경애(서드), 김선영(세컨드), 김영미(리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여자 컬링 대표팀(감독 김민정)은 지난 23일 밤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4인조 4강 플레이오프서 일본과 연장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남녀 컬링 종목을 통틀어 올림픽 역대 아시아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확보했다. 유럽 및 북미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림픽 컬링서 아시아 국가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올림픽 최고 성적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서 동메달을 땄다. 4강서 스웨덴에 4-9로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지만 동메달 결정전서 12-6으로 승리해 아시아 사상 첫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번 한일전 승리로, 예선에서 당한 유일한 패배를 말끔하게 설욕했다. 한국은 예선 2차전서 일본에 5-7로 역전패한 바 있다. 한국은 이날 일본에 각본 없는 드라마를 써내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예선부터 압도적인 내용과 경기력을 보였다. 예선 1차전서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잡으며 이변을 연출한 한국은 6위 일본에 패하며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기우였다. 한국은 이후 스위스(2위), 영국(4위), 중국(10위), 스웨덴(5위), 미국(7위), OAR(3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덴마크(9위) 등 세계 강호를 잇따라 제압하며 7연승을 질주, 예선 1위(8승 1패)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8위)은 예선 9경기와 준결승 1경기를 더해 총 10경기서 9승 1패를 기록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세계랭킹 1위부터 10위까지 모든 국가들을 한 번씩 꺾는 기적을 연출했다.
국민들도 '얼음 위 당구' 혹은 '얼음 위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의 매력에 푹 빠졌다. 3천석에 이르는 강릉컬링센터는 한국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매 경기 만원 관중이 들어차며 높아진 인기를 실감케 했다. 
믹스 더블 대표팀과 남자 대표팀도 올림픽 흥행에 한 몫을 했지만 여자 대표팀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주장' 김은정의 별칭인 '안경선배'와 그가 경기 때 수없이 외치는 "영미~"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김은정은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여러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늦은 시간까지 성원해 준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9시 5분 같은 장소에서 스웨덴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예선에서 스웨덴을 7-6으로 물리친 좋은 기억이 있다.
'팀킴'의 역사 창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dolyng@osen.co.kr
[사진] 강릉=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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