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연극 배우 겸 서울예대 H 교수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이 연이어 H 교수에 대한 폭로글을 게재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실명 거론은 하지 않았고, H 교수 측이 입장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ㅎㅁ구 선생님'이라는 제목의 미투글이 게재됐다. 이 글 작성자는 목격자도 많고 당한 사람도 많다며 "안마 레퍼토리는 똑같네요. 손 레퍼토리도 똑같네요. 강제로 입술 갖다 댄 것도요. 기억하다 보니 더 많은 기억이 떠오르네요"라고 전했다.
이 폭로글이 기사화가 된 뒤 "#with you , 현재 서울예대에 성추행 교수가 또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H 교수에 대한 추가 폭로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더이상 이러한 일들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고백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를 졸업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는 "그 당시 학과장이자 성추행범인 ㅎㅁㄱ교수는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실력이 좋고 소위 말해서 " 이 학교가면 키워준다" "여기는 밤낮으로 연기 연습만 한다"고 연극영화과 입시생 사이에서 어느 정도 소문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우로만 좋은 사람이었지, 인간으로는 정말 더러운 사람"이라며 "제가 학교생활에 하나 둘 적응해나갈때쯤에, 선배들에게 ㅎㅁㄱ교수가 성추행을 한다는 소문을 하나둘씩 듣게 되었다. 술만 마시만 여학생들 허벅지를 만지고,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허벅지에 앉으라고 한다. 누군가가 엄청 질투를 해서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했다. ㅎㅁㄱ교수가 복도파티 때 여학생들의 허벅지를 주무르는 것을 제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작성자는 연극연기학과 1~4학년과 학과 교수들이 모이는 '복도파티' 당시의 일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이 일을 계기로 몇몇 08~10학번 남자 선배들이 해당 교수와 똑같은 행동을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피해자 중 한 명이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해당 교수는 법적 처벌이 아닌 1년 강제 휴학 후 아무도 모르게 졸업하게 만들었다고.
작성자는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또 다시 술을 마시면 여학생들을 성추행, 성희롱 했고 그가 우리들 앞에서 그렇게 '된 사람'인척 했다"며 "문제는 이 ㅎㅁㄱ교수가 현재는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에 없고, 서울예대에 연기과 교수로 재직중이라는 사실이다. 제발 이 글을 보는 서울예대 학우들과 성범죄에 노출되었던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 여학생들이 숨어있지 않고, 당당하게 모든 사실을 말해주길 빌어본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폭로글의 내용에 따라 연극 배우 한명구를 지목하고 있다. 한명구가 극동대학 전임 교수로 있다가 현재 서울예대 연기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명구나 학교 측 입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에 아직까지는 의혹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H 교수가 어떤 입장을 발표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이하 H 교수 성추행 폭로글
#with you
이 글을 쓰기 전까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더이상 이러한 일들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고백하겠습니다..
저는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 학교는 충북 음성과 경기도 장호원 사이에 있는데, 연극영화과만 놓고 보았을 때
인서울에 비하면 엄청 좋은학교는 아니지만, 그 당시 학과장이자 성추행범인 ㅎㅁㄱ교수는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실력이 좋고
소위 말해서 " 이 학교가면 키워준다" "여기는 밤낮으로 연기 연습만 한다"고 연극영화과 입시생 사이에서 어느정도 소문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럴만도 하죠. 09년도까지 경쟁률이 3:1 이던 연극연기학과를 13년에는 50:1 정도의 경쟁률로 만든 장본인이니까요.
그래서 학교가 지방에 있고, 네임벨류가 있는 학교도 아니지만 적어도 이 학교에 연기자의 꿈을 가지고 지원하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ㅎㅁㄱ교수는 배우로써는 참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극단 ㅁㅎ출신의 배우로 대극장 무대를 주로 서는 배우였고,
2015년에는 sbs드라마에서 조연도 맡았으며, 예술의전당,충무아트홀,아르코대극장 등등 무명배우들이 항상 꿈꾸는 그 자리에서 그는
항상 주연 및 조연으로 연기를 하며 칭찬받고 존경받는 인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는 배우로써만 좋은 사람이었지, 인간으로써는 정말더러운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생활에 하나 둘 적응해나갈때쯤에, 선배들에게 ㅎㅁㄱ교수가 성추행을 한다는 소문을 하나둘씩 듣게 되었습니다.
( 08학번 여자선배와 같은방(자취방)에서 나오는 게 여러번 목격되었다. 술만 마시만 여학생들 허벅지를 만지고, 여학생들에게 자신의 허벅지에 앉으라고 한다. )
제가 처음에 이런 말을 들었을때는 "그저 누군가가 ㅎㅁㄱ교수를 엄청 질투해서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ㅎㅁㄱ교수가 복도파티때 여학생들의 허벅지를 주무르는 것을 제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요.
저희 학교는 1년에 한두번씩 '복도파티'라는 것을 했습니다. 자칭 '복도파티'는 저희 학교 연극연기학과 1~4학년과 학과 교수들이 모이는 술자리입니다.
지역 특성상 200여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장소가 없었기때문에 예술관 c동 4층 복도 끝에서 끝까지 책상과 의자를 깔고 술과 음료수,안주,과자를 배분해서 먹고 마시는 자리죠.
보통은 한 학기가 끝났을 때 하거나 교내 축제가 끝난 뒤 하게 됩니다. 제가 목격한 그 당시는 복도파티가 진행된지 1~2시간 정도 지났을때 입니다.
제가 들었던 선배들의 말처럼 ㅎㅁㄱ교수는 양 옆에 여학생들을 앉히고는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이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는 것인가?"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나는 그저 방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이기적이지만, 어느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던 것은 다들 ㅎㅁㄱ교수를 배우로써 엄청난 존재로 인식했고,
그 사람에게 잘보이면 학점이 잘 못나올까봐, 그냥 내가 손해보기 싫었던 마음이 정말 컸던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보며 '애써 아닌척' 다들 '아무렇지 않은척' 넘어갔습니다. 저는 이게 더 큰 사건의 발단이 될 줄 몰랐습니다.
왜냐고요? ㅎㅁㄱ교수의 이러한 모습을 몇몇 08학번~10학번 남자선배들이 똑같이 했기때문입니다.
2014년 10월~11월로 추정됩니다. 14학번 여자후배 2명(여A,여b)과 08학번 및 09학번 남자선배 2~3명(남A,남B,남C)이 자취방에서 술을 같이 먹었습니다.
자세한 경위는 모르겠지만, 08~09 남자선배들이 14학번 여자후배들에게 성폭력 비슷한 행위를 했고 여기서 수치심을 느낀 여자A는 경찰에 신고를 했던거 같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뒤 연극연기학과 내에서는 엄청난 소문이 돌았고, 이를 접한 ㅎㅁㄱ교수는 08~09학번 남자선배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기 보다는 1년을 강제로 휴학한 뒤,
다시 복학해서 남은 1학기를 마치고 쥐도새도 모르게 졸업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법의 심판을 받아야할 사람들이 숨어있다가 그냥 도망가버리게 된것이죠.
그리고 이 사건의 심각성을 느낀 ㅎㅁㄱ교수는 "익명성을 보장해줄테니 자신의 G-mail 로 성추행 및 성폭력을 행사한 사람을 고발해라"고 했습니다.
근데 웃긴게 뭔지 압니까? 평소에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성희롱했던 ㅎㅁㄱ교수가 연극연기학과 학생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러한 소리를 했다는 겁니다.
아무튼 우리사이에서 "쥐메일 사건"으로 불렸던 이 사건을 ㅎㅁㄱ 교수는 정말 얼토당토 않는 방법으로 종결시킵니다.
그냥 학생들 앞에서 "쥐메일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결국에 "쥐 메일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름은 저 ㅎㅁㄱ였습니다." 라는 말을 한 뒤
아무런 법적 책임도 지지 않고, 또 다시 술을 마시면 여학생들을 성추행,성희롱 했고 그가 우리들 앞에서 그렇게 '된 사람'인척 했습니다.
그럼 08~09학번 남자선배들에게 성폭력을 당할뻔 했던 여학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B는 졸업을 했고, 실질적으로 성범죄를 당할뻔 했던 여A는
그 일로 인하여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정신병원을 오고가며 약을 먹었고, 결국에는 그 사건이 일어난 해에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제가 아는건 이정도이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ㅎㅁㄱ교수의 성추행,성희롱은 엄청 날겁니다.. ㅇㅇㅌ처럼 성폭력이 있을수도 있다고 저는 감히 생각하구요..
문제는 이 ㅎㅁㄱ교수가 현재는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에 없고, 서울예대에 연기과 교수로 재직중이라는 사실입니다..
극동대는 성범죄 때문에 그만뒀냐구요? 아닙니다. 2014년도에 "쥐메일 사건" 터지고 2~3년 정도 교수 더 하다가, 서울예대에 교수님 한분이 돌아가셔서
그 자리를 ㅎㅁㄱ교수가 대신 들어갔다고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ㅎㅁㄱ교수는 서울예대 출신으로 연극영화과 입시시즌때 여러 학교 실기 면접관으로
다닐만큼 인맥도 넓고, 연줄이 많은 사람이니까요. 제발 이 글을 보는 서울예대 학우들과 성범죄에 노출되었던 극동대학교 연극연기학과 여학생들이 숨어있지 않고,
당당하게 모든 사실을 말해주길 빌어봅니다. 아직은 저 혼자만의 외침이지만. 더 큰 외침이 되기를 빌며 저는 글을 마치겠습니다. /parkjy@osen.co.kr